박동진 展

 

드로잉을 통한 회화의 복원

 

 

 

열린전시실(2F)

 

2026. 8. 4(화) ▶ 2026. 8. 23(일)

Opening 2026. 8. 6(목) 오후 4시

관람시간 | 오전 9시 30분 ~ 오후 5시 30분 | * 매주 월요일 휴관

후원 |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춘천박물관, 춘천문화재단

 

 

moon - 고고한 의지_90.9x72.7cm_Acrylic on canvas_2026

 

 

드로잉은 무엇을 그리는 행위이기 이전에, 존재를 허락하는 순간이다. 박동진의 화면 위에서 손은 형상을 완성하기보다 시간의 두께를 새기고, 붓끝은 대상을 재현하기보다 몸이 지나간 흔적을 증언한다. 완결된 이미지가 결과로서 존재한다면, 드로잉은 여전히 진행 중인 사건으로 남아 보는 이를 그 생성의 순간으로 되돌려놓는다. 망설임과 수정, 떨림까지 끌어안는 이 흔적들은 회화를 다시 한번, 복제할 수 없는 몸의 사건으로 되돌린다. 이번 전시가 되묻는 것은 양식의 복고가 아니라, 회화를 회화이게 하는 가장 근원적인 조건 ㅡ 존재로서의 회화 ㅡ 그 자체다.

국립춘천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열린전시실에서 오는 8월 4일부터 23일까지 서양화가 박동진의 개인전 《드로잉을 통한 회화의 복원》이 열린다. 개막행사는 8월 7일 오후 4시에 진행되며, 전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Moon-Romantic Landscape-Dawn_227x182cm_Acrylic on cavas_2020

 

 

그림을 다시 회화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디지털 이미지와 개념미술, 설치·미디어아트가 시각예술의 중심을 차지해온 이후, 회화의 존재 의미를 다시 묻는 태도로 이번 전시를 구성했다. 그는 드로잉을 회화의 출발점이자 가장 근원적인 행위로 소환하며, 손의 떨림과 망설임, 수정의 흔적처럼 몸이 남긴 시간의 축적이야말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게 하는” 리얼리티라고 말한다. 완결된 결과물로서의 사진·디지털 이미지와 달리, 드로잉은 과정 자체가 곧 이미지가 된다는 것이 작가의 문제의식이다.

이러한 태도는 복고가 아니라 '재정렬'에 가깝다. 작가는 개념미술 이후, 이미지 과잉 이후, 스크린 이후라는 오늘의 조건 속에서 회화의 좌표를 다시 설정하려 하며, 평면을 원근이나 서사가 아니라 행위가 쌓인 표면이자 압축된 시간의 장으로 제시한다. 복제 불가능한 한 번의 몸짓과 결정, 실패와 흔들림까지 포함한 총체로서 회화의 가치를 재정의하려는 시도다.

 

 

달의 대화_90.9x72.7cm_Acrylic on canvas_2026

 

 

우주, 욕망, 달을 잇는 세 개의 연작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개의 연작으로 구성된다.

《우주 - 이어달리기》 연작은 공간과 우주를 가로지르는 생명력과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다. 화면 위를 힘차게 도약하는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인간의 역사와 삶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메타포로 제시되며, 강렬한 원색과 파스텔 톤이 공존하는 배경 위에서 캔버스의 프레임을 뚫고 나오는 듯한 역동성을 통해 희망과 전진의 메시지를 전한다.

《욕망의 꽃 - 100개의 드로잉》은 마음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열망을 강렬한 색채로 응축한 연작이다. 다채로운 색감과 거침없는 붓 터치로 완성된 100개의 꽃은 자연의 재현을 넘어 삶의 열정과 생에 대한 찬미를 담은 기록으로 제시된다.

《달을 느끼다》 연작은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면서도 끝내 온전해지는 달을 통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성숙해가는 삶과 감정에 대한 위로를 건넨다. 무한한 우주와 달의 세계 속에서 저마다 다른 빛과 색으로 존재하는 페가수스의 이미지를 빌려, 나와 타인의 차이를 경계가 아닌 풍요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시선, 즉 각자의 궤도에서 빛나는 고유한 '아우라(AURA)'를 이야기한다.

 

 

욕망의 꽃 - 100개의 드로잉_No.1, Acrylic on canvas_2026

 

 

드로잉을 통한 회화의 복원

 

드로잉을 통한 회화의 복원이라는 문제의식에 대한 나의 생각은.

‘드로잉을 통한 회화의 복원’은 단순히 기술적 회귀가 아니라, 회화가 디지털 이미지·개념미술·설치·미디어아트에 의해 주변화된 이후 회화가 무엇이었는지, 무엇일 수 있는지를 다시 묻는 태도라고 생각됩니다. 여기서 드로잉은 회화의 출발점이자 가장 근원적인 행위로 호출될 수 있습니다.

 

드로잉의 순수성은 행위 그 자체로서의 이미지라고 판단됩니다.

드로잉의 순수성은 ‘꾸밈없음’이나 ‘미완성’이 아니라, 매개가 최소화된 행위입니다. 생각과 손의 즉각적 연결은 개념 이전의 감각과 몸의 흔적에 있어 이미지를 ‘만든다’기보다 ‘생겨나게 한다’는 감각이라 판단됩니다. 사진, 디지털 이미지가 이미 완결된 결과물이라면 드로잉은 과정 자체가 이미지입니다.

 

리얼리티에 있어 닮음이 아닌 ‘존재의 흔적’

드로잉이 리얼리티를 회복한다는 말은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는 뜻이 아니라, 드로잉의 리얼리티는 손의 떨림, 압력의 변화, 망설임과 수정의 흔적, 시간의 누적 등 이런 것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게 하는’ 리얼리티입니다. 디지털 이미지의 리얼리티가 ‘시각적 설득력’이라면 드로잉의 리얼리티는 몸의 증거성입니다.

 

회화의 가치는 재현이 아닌 ‘대체 불가능성’이라 사료됩니다.

드로잉을 통한 회화의 복원은 회화의 가치를 다시 이렇게 정의하게 만듭니다. 복제 불가능한 행위의 결과 한 번의 시간, 한 번의 몸, 한 번의 결정 실패와 흔들림까지 포함한 총체, 즉 회화의 가치는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에 있습니다.

 

 

욕망의 꽃 - 100개의 드로잉_No.8, Acrylic on canvas_2026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은 진보가 아닌 ‘재정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드로잉으로 돌아간다고 ‘옛날 미술’로 후퇴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개념미술 이후의 회화, 이미지 과잉 이후의 회화, 스크린 이후의 회화라는 조건 속에서 회화의 좌표를 다시 설정하는 움직임입니다. 새로운 미술은 항상 ‘새로운 매체’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기존 매체를 다르게 사용하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걸 보여줍니다.

 

드로잉 중심의 회화는 평면을 더 이상 환영의 공간으로 보지 않습니다. 대신 평면은 행위가 쌓인 표면, 시간의 기록, 압축된 사건의 장, 원근이나 서사를 만들지 않아도 선 하나, 흔적 하나로 강한 밀도와 긴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평면 회화의 가능성은 ‘얼마나 그럴듯한 공간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감각과 시간을 응축하느냐에 있습니다.

 

드로잉을 통한 회화의 복원은, 매체 과잉의 시대에 회화를 다시 행위와 몸의 흔적으로 되돌림으로써 드로잉의 순수성을 회복하고, 재현이 아닌 존재의 증거로서 리얼리티를 획득하며, 복제 불가능한 사건으로서 회화의 가치를 재정의합니다. 이는 새로운 매체를 발명하는 대신 회화의 조건을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미술의 가능성을 열고, 환영이 아닌 밀도의 장으로서 평면 회화의 지속적인 가능성을 증명합니다.

 

작가의 변

 

 

이어달리기 - Red moon_Ø50_2026

 

 

우주 - 이어달리기

‘이어달리기’ 연작은 공간과 우주 위를 질주하는 생명력과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 예술적 과정입니다. 화폭 속에서 힘차게 도약하는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멈추지 않는 인간의 역사와 삶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메타포입니다. 강렬한 원색과 파스텔 톤의 배경, 그 위를 달리는 입체적인 말들의 역동성은 희망과 전진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질주는 캔버스라는 프레임을 뚫고 나와 우리 삶의 한가운데로 달려갑니다.

 

욕망의 꽃 - 100개의 드로잉

마음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감정과 열망을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인간의 깊은 내면과 피어오르는 욕망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웅변하려는 시도입니다. 다채로운 색감과 거침없는 붓 터치가 모여 완성된 100개의 꽃들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다른 세계와 상통하는 존재의 대화입니다. 우리 삶의 무수한 열정과 생의 찬미를 대변하는 아름다운 예술적 기록입니다.

 

달을 느끼다.

끊임없이 모양을 바꾸면서도, 끝내 온전해지는 달은 우리의 삶과 감정도 시간의 흐름 속에 성숙해 간다는 위로를 건넵니다. 수천 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인간의 역사와 소망을 지켜봐 온 달은, 시간을 초월해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과 그림을, 그리고 비전을 소환합니다. 본 연작은 무한한 우주와 달의 세계 속에서, 각기 다른 빛과 색으로 존재하는 페가수스를 통해 다름의 가치와 감성을 탐구합니다. 이 시각적 여정은 나와 타인의 차이를 경계가 아닌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우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각자의 궤도에서 빛나는 고유한 AURA임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이어달리기 - 낯선 공간_90.9×72.7cm_Acrylic on canvas_2026

 

 

 

 

 
 

박동진 | 朴東津

 

박동진(朴東津, 1962년생)은 1988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춘천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9년부터 인도 아트썸잇을 비롯해 국내외 단체전 350여 회에 참여했고, 개인전은 이번 전시를 포함해 버지니아·뉴욕·이스탄불·상해·서울·인천·대구·춘천 등에서 33회를 개최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2005), 인천·터키 국제교류전 운영위원장(2008), 인천 현대미술의 흐름전 운영위원장(2008), 국제인천아트페어 운영위원장(2009) 등을 역임했으며, 1998년부터 인천시 초대작가로, 2005년부터 인천시 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의위원으로 활동해왔다. 1988년 중앙미술대전 대상(호암미술관)을 비롯해 1987년 중앙미술대전 특선, 1994년 공산미술제 특선, 1995년 대한민국 청년미술제 본상, 2014년 오늘의작가상(세종문화회관) 등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중학교 미술교과서(형설출판사)의 주저자로 참여했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인천문화재단, 인천광역시 부평구청사, 인천터미널공사, 춘천교육대학교, 춘천이마트 등에 소장되어 있다.

 

E-mail | pdj@cnue.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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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804-박동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