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랑 展

 

 

 

gallery is

 

2026. 5. 20(수) ▶ 2026. 5. 25(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 T.02-736-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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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관계, 행복에 대한 이미지는 개인의 경험 이전에 이미 하나의 기준으로 존재한다. 이는 특정 개인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서 반복되고 축적되며 형성된 집단적 인식에 가깝다. 우리는 이 기준을 의식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이미 주어진 형태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자연스러운 상태로 전제한다.

이 과정에서 감각은 직접 경험된 것이 아니라, 집단이 공유하는 이미지와 규범을 통해 먼저 구조화된다.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실제 감정보다 이 기준에 맞는 형태를 더 쉽게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그 결과 관계는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방식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것”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이 기준이 현실의 감각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집단이 만들어낸 이상적인 관계는 안정적이고 완결된 상태를 전제하지만, 실제 감정은 항상 불완전하고 변동적이다. 감정은 정확히 맞물리지 않고, 관계는 지속적으로 어긋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어긋남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수정하거나 보완해야 할 것으로 인식하며, 계속해서 이상적인 형태에 가까워지려 한다.

이 지점에서 개인의 경험과 집단의 기준 사이에 간극이 발생한다. 사람들은 실제로는 어긋난 관계를 살아가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완전한 형태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이중 구조 속에서 현실은 지속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인식되고, 개인은 스스로를 그 기준에 맞추려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나의 작업은 이 구조를 시각화한다. 내가 다루는 것은 특정한 관계의 재현이 아니라, 사람들이 완전하다고 믿는 그 형태 자체다. 화면 속 장면은 안정되고 조화로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끝내 해소되지 않는 어긋남이 남아 있다. 감정은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관계는 정확히 맞물리지 않으며, 모든 것은 연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세하게 분리된 상태로 존재한다.

이 어긋남은 표현상의 왜곡이 아니라, 집단적 기준과 개인적 경험이 일치할 수 없다는 구조에서 발생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형태를 공유하고, 그 형태를 향해 살아가지만, 그 안에 완전히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기준은 사라지지 않으며, 오히려 더 강하게 작동한다.

결국 완전함은 실재하는 상태가 아니라, 집단이 만들어낸 하나의 신념에 가깝다. 그것은 경험을 통해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을 통해 강화되고 유지된다. 사람들은 그 형태를 실제보다 더 안정된 것으로 인식하고, 그 기준에 맞추어 자신을 조정한다.

내 작업은 바로 이 지점을 드러낸다. 완전해 보이는 장면을 유지하면서도, 그 안에 존재하는 어긋남, 영원히 닿을 수 없는 이해의 불가능 상태를 그대로 남겨둔다. 이를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관계의 형태가 실제로는 성립되지 않는 구조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결국 내가 그리고 있는 것은 이상적인 관계가 아니라, 그 관계를 이상적이라고 믿게 만드는 집단적 인식, 그리고 그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발생하는 지속적인 어긋남이다.
이 구조를 인식하는 순간,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채 남겨졌던 감각은 결함이 아니라 위치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위치에서 비로소 스스로를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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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520-이유랑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