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yrs' Forest 展

 

김신영 주소희

 

 

 

레이프로젝트서울

 

2026. 5. 19(화) ▶ 2026. 5. 30(토)

서울특별시 서초구 효령로230,405호

 

www.instagram.com/rayprojects_seoul

 

 

Shinyoung Kim 作_먹을 땅 물 그림자 To Eat Earth Aqua Shadow, 2026

Ink, acrylic, graphite and paper collage on Korean paper_147x35.7cm

 

 

Satyrs’ Forest

사티로스는 깊은 구렁 속에서 생각하는 듯 보였는데
그가 그려 낸 것은 뿌리 쪽에서 본 나무,
암살적인 식물들의 땅속 전투,
불은 알지만 빛은 모르는 동굴,
창조의 어두운 뒷면이었다.
「사티로스(Le Satyre)」, 빅토르 위고

보고 만질 수 없었던 것들이 땅을 뚫고, 하늘을 향한다. 검은 그물망이 땅속에서 울컥이며 은밀한 포식을 즐긴다. 땅속 식물의 분노를, 땅에 묻힌 살해를, 어떠한 빛도 이르지 못하는 식물의 검은 구멍, 식물 세계는 차라리 모든 탐욕스러운 포식의 농축이다.1) 찬란한 색과 형상의 연유에는 비밀스러운 것들이 잠식되어 있다. 사티로스는 깊이 뿌리내린 곳에서 힘찬 줄기와 푸르름의 태초를 본다. 그리고 이내 푸르름을 생산물인 동시에 가면으로 두는 검은색으로 우리를 이끈다.2)

김신영은 검은 종이와 판넬의 얄팍한 지지대에 형상을 새기고, 오리며, 벗겨낸다. 바라본 것의 형태와 골격이 선으로 번역되어 남는다. 은빛 선은 노래하듯 암흑의 바탕 가운데 스스로를 은밀히 드러내고, 포를 떠내듯 베어낸 지지체의 공간 사이에서는 검은색은 짙게 배어나오며 고요한 역동성을 얻는다. 그렇게 원초적 대상으로부터 미끄러진 형상은 점차 유연하게 자라난다. 도려내는 제스처는 검은 종이를 지나 작은 나무토막에 들러붙는다. 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건져 올린 수 세기 전의 조각에 응축된 염원을 떠올리며, 흙에서 난 나무 덩어리가 그의 손에 다시 한 번 품어져 굴곡져간다. 양감과 음각이 서걱이는 소리로 다가와 맺힌다.

주소희의 표면은 속살을 칠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마른 후 또다시 다른 색을 얹거나 선을 그어 형상을 새긴다. 선은 담장을 더듬더듬 뻗어나가는 넝쿨처럼 힘차게 그으려고 한다. 선들이 사각형 구석을 탐색해나가도록 한다. 가지가 물과 공기, 햇빛에 부식되고, 점차 땅과 하나가 되듯이 선 위로 새로운 형상이나 면이 덮인다. 선이 흐려져 깊은 곳으로 침전하면 옛 상처나 핏줄과 같은 것이 된다. 화면 전체에 감도는 온기나 기운을 만들며 개별적이고, 우연적인 붓질들이 녹아들어 흡수되도록 하며 깊은 수조를 만든다. 손금과 점을 그리고, 곰팡이를 자라게 하고, 균열을 낸 표면이 질기면서도 물컹한 열린 피부가 된다.

숲의 운명이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며 땅에 고정되어가는 것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보이지 않는 세계의 농밀함이 지면을 뚫고 나온다. 두 작가는 그러한 것들을 경작한다. 실재로부터 밀려나와 믿음과 의심, 감각, 그리고 욕망을 영양분으로 자라난 숲에서 형상들은 무한한 양식, 검은 구멍으로 향한다.

 

주소희

 

 

Shinyoung Kim 作_먹을 땅 물 그림자 To Eat Earth Aqua Shadow, 2026

Ink, acrylic, graphite and paper collage on Korean paper_147x35.7cm

 

 

Sohee Joo 作_나방의 등 The Moth' Back, 2026_oil on canvas_33.2x24cm

 

 

Sohee Joo 作_나방의 등 The Moth' Back, 2026_oil on canvas_33.2x2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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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519-Satyrs\' Forest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