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화가 귀국 개인전

조성모 展

 

문명·자연 그리고 인간 - 시대의 무게, 사랑으로 잇다

 

 

 

TOPOHAUS

 

2026. 5. 13(수) ▶ 2026. 5. 19(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6 | T.02-734-7555

 

www.topohaus.com

 

 

Along the LOVE Road, 2023_Oil on Canvas_121.9x66cm

 

 

조성모, 사랑의 마음으로 부르는 망향가

 

윤진섭 | 미술평론가

 

미국의 뉴욕 업스테이트 산자락에서 자연의 내음이 물씬나는 그곳을 ‘사랑마운틴’이라 이름 짓고 그림을 그리는 조성모가 14년 만에 고국에서 귀국전을 갖는다. 지난 33년간 미국에 살면서 즐겨 그려온 보름달과 나무 등의 소재들이 주를 이룬다. 조성모는 서예를 배웠는데, 그의 그림에는 이때의 서예 수련이 짙게 반영되어 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의 내부나 캔버스의 여백에는 밝은 톤의 색으로 ‘LOVE’란 단어를 붓글씨 붓, 유화 붓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여 썼는데, 이때 힘의 강약에 따른 붓의 조절이나 운필은 과거 유년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서예 수련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수구초심, 머나먼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는 것과 같이 조성모의 애틋하고도 절절한 사랑의 마음이 망향가가 되어 캔버스 마다 알알이 배어 있어 그 고즈넉한 정취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급속한 산업문명의 현장인 서울의 모습을 담은 조성모의 90년대 작품인 <허상 + 문명의 시그널(Signal)> 연작은 초현실주의풍이 두드러진 스타일이다. 도시의 황량하면서도 쓸쓸한 정취를 거리 풍경을 통해 담아내고자 했다. 이 연작은 인간의 새로움에 대한 무한한 욕구는 결국 허상에 불과하며 자연과 도시문명 사이의 갈등과 그로 인한 도시문명의 양면성을 담아낸 대표작이다.
그 후 조성모는 1992년 창작에 대한 큰 뜻을 품고 미국 이민을 결심, 뉴욕에 둥지를 틀며 가장으로서 지난한 이민 생활을 이어가며, 프랫 대학원을 졸업하고 머시 대학(Mercy College)의 겸임교수로 후학도 양성했다. 도미 후 그간 원근법적으로 그리던 도로를 평면화해 2차원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으며, 화면분할을 통해 서너 개의 각기 다른 양상의 문명의 형태와 자연의 이미지들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조성모의 독자적인 화면분할 방법론은 마치 복수의 칸막이들로 이루어진 민화의 구조처럼 하나의 화면을 여러 개의 서로 다른 단면들로 구성함으로써, 한 캔버스를 한 사람의 삶처럼 표현하는 화면 분할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것이 조성모를 ‘길의 작가’로 부르게 된 이유이다.

삶의 새로운 환경의 변화는 문명과 자연환경을 도시와 나무로 환치시켰으며 마음에 이는 고국의 그리움이 달의 소재를 불러오게 되었고, ‘사랑의 길’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자연 속에 존재하는 사물들이 상호 간의 공존과 조화를 이루는 화풍을 일구어낸 것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오브제 설치작업 <지구의 마지막 연필>의 탄생은 시간의 흐름과 문명의 발전으로 부지불식 간에 가까이 존재했던 그 무엇들과의 헤어짐, 상실, 사라짐에 대한 인간의 감정을 환기시킨다.

그럼으로써 인간은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을 나눔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회한을 줄이자는 교훈을 작품을 통해얻게 된다. 또한 <카인의 벽> 작품이 의미하듯, 회한을 불러오지 않을 귀한 순간들을 환기시킴으로써 사랑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테마도 ‘사랑(LOVE)’으로 정했다.

조성모의 그림에는 수구초심(首丘初心), 즉 고향을 그리는 망향의 정서처럼 멈춤 없는 문명의 질주 속에 인간의 모태와 같은 자연으로의 회귀 정신이 바탕에 깔려있다. 그의 화면에는 ‘LOVE’를 비롯한 ‘사랑’ 등 단어들이 작거나 큰 다양한 형태로 가득 적혀있는데, 반복해서 되풀이되는 이 ‘쓰기’의 행위는 일종의 수행으로써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작가 조성모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있다. 그것은 순간순간 잊혀지고 무뎌진 머나먼 ‘사랑’의 마음이 잠자고 있을 고향을 향해 끊임없이 부르는 작가의 외침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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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60513-조성모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