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선 展 - 山水夢

 

Ann Yong Seon

 

상선지몽(上善之夢)_72.5×50.5cm_한지에 수묵_2024

 

 

갤러리 예술공감

 

2025. 12. 16(화) ▶2025. 12. 28(일)

Opening : 2025. 12. 16(화) pm5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신동면 경춘로 1909-6 지하층 | T.010-2305-5139

 

 

상선지몽(上善之夢)_60×72.5cm_한지에 수묵_2025

 

 

산수가 꾸는 꿈(山水夢)

 

동양에서 자연(自然)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하다’의 의미이다. 이는 합목적적 의지가 작용하지 않는 그냥 그런거다. 우리가 볼 때 그들은 목적성이 없어 보인다. 그렇기에 ‘무위(無爲)’, 혹은 ‘불인(不仁)’의 의미를 붙인다.

이들에게는 본래 이름이 없었다. 그저 존재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에게 이름을 붙이고 생(生)의 구조를 부여하였고 이는 우리가 그들을 인식하는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그들 스스로는 이미 인식의 편협함이 없다. 우리가 있을 뿐이다.

자연은 자연다워야 하고,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

사람다움은 본질적으로 생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곧 사람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가장 사람답고자 하는 의지로 거듭나고 사람답게 살아갈 때 비로소 사람으로서 아름다움을 갖추게 된다.

우리는 항상 예술을 행하고 있다. 예술은 사람이 행하는 인위적 실천행위 전반이라 할 수 있으므로 마땅히 아름다움과 사람다움이 갖추어져야 한다.  

동양의 예술방법에는 ‘비덕(比德)’이 있다. 자연이 보여주는 물리적 현상에 대해 인간이 추구해야 마땅한 덕성(德性)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궁극적인 사람다움의 이치가 자연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이미 우리는 자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상선지몽(上善之夢)_72.5×60cm_한지에 수묵_2025

 

 

자연은 곧 산수이다. 산과 물은 자연의 총체적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 표현이다. 산수에는 사람다움의 근거와 기준, 그리고 생(生)의 가치가 담겨있다.

이런 말들이 있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모두를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다른 이가 싫어하는 곳도 마다하지 않으며, 낮은 곳으로 흐르며 스스로의 처함을 즐긴다 마음은 연못처럼 고요하고, 항상 어짊과 신용이 있으며 일에 능하고 때에 잘 따른다. 다투지 않기에 허물이 없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政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

“강물은 두루 여러 가지 생물들을 살아가게 하지만 아무런 작위도 가하지 않으니, 그것은 덕이 있는 사람과 같다. 그 흐름은 낮은 곳으로 꾸불꾸불 흘러가지만 반드시 그 이치를 따르고 있으니, 그것은 의로운 사람과 같다. 강물을 출렁출렁 다함이 없으니, 도를 터득한 사람과 같다. 만약 강물을 터서 흘러가게 한다면 그에 따른 빠른 흐름이 소리에 울림이 따르는 듯하고, 백 길의 골짜기로 흘러든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으니, 용감한 사람과 같다. 움푹한 곳으로 흘러들면 반드시 평평해지도록 흘러드니, 법을 잘 지키는 사람과 같다. 물이 찬 다음에도 위를 깎을 것도 없이 평평해지니, 올바른 사람과 같다. 유약하면서도 어디에나 숨어드니, 잘 살피는 사람과 같다. 그곳을 들락날락하면 깨끗해지니, 잘 교화하는 사람과 같다. 강물은 이리저리 꺾이면서 흐르지만 결국은 반드시 동쪽으로 가니, 마치 뜻이 굳건한 사람과 같다. 그러므로 군자는 큰 강물을 보기만 하면 반드시 그것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夫水, 大徧與諸生, 而無爲也, 似德. 其流也埤下, 裾拘必循其理, 似義. 其洸洸乎不淈盡, 似道. 若有決行之, 其應佚若聲響, 其赴百仞之谷不懼, 似勇. 主量必平, 似法. 盈不求槪, 似正. 淖約微達, 似察. 以出以入, 以就鮮絜, 似善化. 其萬折也必東, 似志. 是故君子見大水必觀焉.)

  

 

천음-월몽(天音-月夢)_162×92cm_한지에 수묵_2024

 

 

산수는 우리에게 삶의 가치와 기준을 은유적으로 전해주는 상징적 산물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디지털 문화가 중심이 되고 아날로그의 로망은 이미 유물로 취급된다. 인간의 내면과 경험보다는 사회적 법리와 기술력이 가치판단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정신적 풍요보다는 물질적 풍요로움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이를 토대로 한 수직적 상하구조의 사회인식이 확장되어 보편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언제부턴가 살아감에 있어서 때때로 불신과 각박함, 부담스러움 등의 부정적 감흥이 자주 일어난다.

‘나는 어떤 삶을 일구어가고 있는가?’, ‘삶의 가치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 요새 스스로에게 많이 묻는 질문이다.

언제부턴가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나는 이 꿈을 산수몽이라 부른다.

이는 산수가 꾸는 꿈이기도 하고, 산수로부터 비롯된 성정(性情)으로 ‘사람다움’을 갖추고자 하는 나의 꿈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이 꿈을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꿈꾸며 기대해본다.

 

2025년 겨울 어느 새벽 작업실에서.......

 

 

산수지몽(山水之夢)_116×91cm_한지에 수묵_2025

 

 

상선지몽(上善之夢)_41×31cm_한지에 수묵_2025

 

 

달이 꾸는 꿈(月夢)_41×31cm_한지에 수묵_2025

 

 

획의-예음(畫意-禮音)_지름30cm_한지에 수묵, 안료_2022

 

 

 

 

 
 

안용선

 

강원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 강원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철학박사

 

개인전 | 20회 | 장흥토탈야외미술관 | 춘천미술관 | 공평아트센타 | 관훈갤러리 | 명도화랑 | 루비콘 갤러리 | 박수근 미술관 |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 한전아트센타 | 갤러리 4F | 안상철 미술관 | 갤러리 카페 느린시간 | 한벽원 미술관 | 개나리 미술관 | 갤러리 밀스튜디오 | 갤러리 그림손 | 갤러리 예술공감 | 외 단체전 약 30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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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1216-안용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