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芝軒 정현희 展

 

Nature of Korea

 

피안(彼岸)25-3_34x45cm_한지에 수묵_2025

 

 

서울특별시의회 중앙홀 갤러리

 

2025. 10. 21(화) ▶ 2025. 10. 31(금)

Opening : 2025. 10. 21(화) pm 4:00 | 관람시간 : 월-금 09:00 ~ 18:00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25

 

 

피안(彼岸)23-4_40x46cm_한지에 수묵_2023

 

 

『비술과 비평』권75 2024-4  Vol.84 pp.116~121

먹과 자연의 융화 속에서 드러난 존재의 심연화(深淵化)

 

장준석(미술평론가, 한국미술비평연구소 대표)

 

정현희의 작품에는 남다른 평온함이 배어있는데, 이 평온함은 자기 감성의 발로인 삶의 내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듯하다. 자연 풍광에 대한 진지한 사색과 마음으로부터 발현되는 조형적 감성은 먹의 운용 능력을 더욱 진지하게 하여 조형적 안정감과 평온함을 자아낸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산수는 자연에 대한 단순한 묘사나 기교적·기능적 표현을 넘어 현존, 다시 말해 자연의 허상이 아닌 진실한 삶의 존재로서의 자연 그 자체로 ‘존재하여 있음’을 드러낸다. (중략) 자연에서 보고 느낀 다양한 형상성과 이미지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과 조형적 흥취로 마치 되새김질하듯 내면에서 표출해낸 근원적인 삶의 현상적 이미지들은 작가의 독특한 감성에 힘입어 은은한 한 장의 현대 수묵산수화로 완성된다. 화선지 위에 오롯이 드러난 먹의 농담과 운필의 흔적들은 곧 현대 조형성을 담은 현대적 수묵으로 승화되었다.

작가가 꾸준하게 작업해 온 <피안(彼岸)> 시리즈는 특히 먹을 담아하게 활용하여 산수자연을 그리고 이를 통해 내면으로부터 울림을 받았던 감동의 현장을 표현한 것이다.

 

 

피안(彼岸)24-1_33x45cm_한지에 수묵_2024

 

 

(중략)

작가가 표현한 산수 자연의 정아(靜雅)함은 감상자들의 시선을 심연화(深淵化)할 수있는 에너지를 지닌다. 이 심연(abgrund)은 곧 필과 묵의 운용 사이에서 표출된 긴장감과 변화로 인한 ‘현상적 차이’고 ‘현존재의 모습’이다. 먹을 통하여 고요하면서도 심연이 담긴 먹 맛의 깊이를 조형화해 나가는 작업은 상당히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이런 연유로 화면상의 경영위치는 반듯하여 균제와 비균제성이 조화를 이루며, 더 나아가 먹과 물을 통해 단순화된 모노 계열의 형태와 운무 등이 현현하면서 그 깊이감을 더한다.

 

 

피안(彼岸)24-2_33x45cm_한지에 수묵_2024

 

 

(중략)

작가 정현희의 창작 세계는 객관적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사색을 통해 자연의 질서와 존재자의 모습을 조형화한 진지함의 세계이자, 자연이 인간 삶에 주는 메시지이다. 현대 수묵 작업을 통해 드러나는 또 하나의 세계는 모든 조형적 요소와 관계를 맺고 의미를 지니는 진실로 참다운 세계라 할 수 있다. (중략)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일군을 이루는 여러 소재와  작가 사이에서  드러나는  관계는 드러나고  사라지는  순환의  과정을 깨닫게  하며, ‘내가 있음’을 확인하게  해 준다. 이 확인은 사고하는 주체로서의  코기토(cogito)가 아니라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 Ponty)가 말하는 삶을 살아가는 감각의 주체로서의 존재이다. 작가는 그동안 먹을 단순화하고 평면화함으로써 산수 자연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절제된 인간의 고독을 표현하고자 하였으며,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그때그때 느껴지는 내면의 감정과 이미지에 충실해지려 하였다. 이‘충실’은 곧 니체가 강조하는 위버멘쉬를 발현시킬 수 있는 ‘있음으로서의 나’일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은 자연에서 비롯된 삶을 인지하고 ‘현재’와 ‘있음’에 주목하며, 이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었고 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녀의 일련의 현대 산수화는 존재와 사람 사이에서 펼쳐지는 교감의 순간이며, 이 순간은 곧 날로 고독해져만 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희망의 형상이자 생명의 노래임이 분명하다.

 

 

피안(彼岸)25-4_40x60cm_한지에 수묵_2025

 

 

작가노트

 

자연을 대하며 느끼는 경외감과 그 자연 안에 살아가는 인간내면의 고독함을 표현하고자 할 때, 변하지 않는 심오한 자연의 진의를 탐구하게 된다. 나의 작품에는 시시각각 자연에서 느끼는 이미지를 단순화하고 평면화함으로써 절제된 인간의 고독이 담겨 있다. 이러한 작업은 자기 수양과 자연의 진의를 향한 탐구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최근의 작업들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드러나고 있는데 굳이 형식적, 재료적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고 싶다.

 

 

피안(彼岸)25-7_32x70cm_한지에 수묵_2025

 

 

피안(彼岸)25-8_34x45cm_한지에 수묵_2025

 

 

피안(彼岸)25-9_68x86cm_한지에 수묵_2025

 

 

 

 

 
 

■ 芝軒 정현희 | 鄭鉉憙 | Chong  Hyon Hee

 

芝軒 정현희(鄭鉉憙)는 1965년 서울 출생으로 풍문여중, 명지여고를 거쳐 상명대학교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졸업하였다. 1994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내외에서 12회의 개인전(서울, 부산, 인천, 도쿄, 마이애미)과 텐진대 초청전, 광주비엔날레특별전, 광화문 아트페스티벌, 부산아트쇼, 마이애미 아트페어, 수묵비엔날레특별전, 싱가포르 뱅크아트페어 등 단체 기획 초대전(한국,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 베트남, 싱가포르, 스리랑카)을 310여회 참여하였다. 무등미술대전 특선, 국제미술대전 최고상, 한국환경미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울여성미술대전, 안견학생미술대전 외 다수의 심사위원과 서울시교육청 교권보호위원회 위원, 한국아동미술연구소 부소장, 이종상 한국벽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예경미술교육 원장 등을 역임하였고 건국대, 상명대, 한서대, 청암예술학교 강사 및 겸임교수를 지냈다. 현재 (사)안평안견현창사업회 총괄부회장, (사)한국화진흥회, (의)한국화여성작가회, K-아트페스타 운영위원, 한국아동미술치료학회 이사 및 안평안견예술정신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박사학위논문 : 율곡의 인성교육론에 의한 미술지도가 아동인성에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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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1021-지헌 정현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