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숙자 안젤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제38회 권숙자 展

 

안젤리성城 이야기

과거 · 현재 그리고 미래로

 

 

 

 

2025. 10. 10(금) ▶ 2025. 11. 20(목)

개막행사 | 2025. 10. 25(토) 오후 3시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30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이원로 244 | T.031-323-1968

 

 

초 · 대 · 합 · 니 · 다

 

천사들! (Angeli)이라는 뜻을 담아

세상에 세우는 설치미술이라며 세운 안젤리미술관이 10년을 이어왔습니다.

 

꿈은 꾸는 자에게 이루어지고

역사와 전통을 움직이는 자에게 가치있게 쌓이는 꿈의 그 나무에.

역사나 전통의 그 열매!

예술이라는 탑을 쌓으며 미술을 통한 문화의 등불을 밝히고자

세월의 숲에서 나의 예술이야기를 표현했습니다.

이 성에서 만나는 꽃과 바람과 구름과 희비애락을 화폭에 담으며

- 안젤리 성 이야기

과거 그리고 현재 미래로 ~.

라는 그림을 그리고!

함께 안젤리가 있기까지

함께 한 산문시 안젤리 성 이야기

하늘에 띄우는 문자

- 산문시를 발간했습니다.

 

안젤리 성을 지켜주셨던 모든분들께 감사하며

이 자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25년 10월

권숙자

 

 

아버지의 전설 (The Legend of My Father)_162.0x130.0cm_oil on canvas_1975

 

 

안젤리성城 이야기-그 나라에서도 연주하겠지요 (They Will Play in That Land Too)_

116.8x91cm_Mixed Media_2025

 

 

삶 life_162.0x130.0cm_oil on canvas_1974

 

 

안젤리 성城 이야기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열 그루의 나무에 달린 3,650개의 <문화의 등불>을 켜며 2015년 5월 16일, 여왕의 계절, 왕관을 쓰고 안젤리미술관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문화확산이라는 소박한 소망을 가지며. 세상에 우뚝 세워진 미술관은 설치미술이라 여기며, 당시는 작품에 집중할 수 없었기에 건물에 래핑(Wrapping) 작업으로 시선을 끄는 크리스토(Christo)의 작품을 떠올리며 애써 나의 건축 작업도 예술의 한 분야라고 사고를 전환했다. 그렇게 안젤리성城은 질퍽거리던 진흙 속을 뚫고 새싹이 돋듯 세상에 세워졌다. 적어도 나에게는 대형 작품이 되자고 소망했던 이 미술관이.

그 대작을 시작하고 끝낼 때까지는 혼자의 노력이 아닌, 반려자인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뇌, 눈물, 갈등, 번뇌, 회의라는 의상을 수시로 갈아입으면서 10여 년의 세월을 견뎌 온 순간순간이었다. 간이역장처럼 오는 이, 떠나는 이에게 미소 담아 “안녕”을 반복하고, 뒤돌아서는 나의 모습은 문화 향유에 대한 대중의 싸늘한 태도에 좌절하며 밤을 지새는 한숨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서글픈 애환조차도 역사나 전통의 한 자락을 구성하는 붓 자국일 수 있다고 여겼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씩 <문화 확산>에 초점을 맞추며 진정성을 무기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다짐을 반복했던 것이다.

그렇게 되뇌이던 <한숨의 강>과 미래를 향한 <희망의 강>이 만나며 10여 년 세월이 흘렀고, 사명감으로 이어진 보람 또한 나무가 자라듯 성장했다. 그 세월 동안 나는 열 그루의 나무에 사명감이라는 잎을 피우며 3,650개의 <문화의 등불>을 안젤리 성城 사이사이, 구석구석을 밝히며 봄을, 여름을, 가을을, 겨울을 보낸 것이다.

 

2. 또 다른 10년을 부를 수 있다면

열 그루 나무에 3,650개의 <문화의 등불>을 달고 미래의 나무에 소망을 키우면서 수많은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었다. 내 삶의 형태나 색깔도 안젤리성城과 더불어 나이를 들어가면서 참된 가치의 삶과 예술은 무엇일까 숙고하는 순간순간이었다. 그 무게를 어깨에 메고 어렵게 운영하는 나에게 “크루즈 여행이나 하며 편히 살지, 왜 고생하느냐”며 후렴 부르듯 뇌이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새의 노래처럼 연이어 들렸다. 그때마다 일관된 대답은 “생존보다 존재하고 싶기에” 미소 담아 조심스럽게 답하는 모습이었다.

사람마다 존재 의미는 각자 다르겠지만, 이미 정해진 길이라면 헤쳐 나가야 하고, 상황을 승화시키며 극복하는 힘을 길러 실행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아내를 위해 선물을 주고 떠난 그를 향한 의리와 사랑이었다.

어느때는 좌절로 등불이 꺼져 암흑이 되기도 했지만, 정신을 가다듬어 눈뜨면 햇살 덮인 온누리는 살아 있기에 느낄 수 있는 희비애락(喜悲哀樂)의 거리였다. 그런 거리가 곧 삶이었다.

안젤리성城에 대한 첫사랑을 고귀하게 바치며 스스로 택한 길이기에 진심을 녹여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엔 없었다.

 

3. 그렇게 흘러온 세월 10년! 다시 맞이할 미래의 나날들은 3650개 <문화의 등불>을 밝히며 지나온 거리에는 천사와 같은 날개 달린 사람들의 보호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의 안젤리 성城이 존재하고 있다. 그런 천사들의 훈기는 삶의 가치를 느끼는 참된 사랑이나 의리로 내일을 기다릴 수 있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젤리성을 비추며 정원도 밝아지고,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미 을 통해 아름답고 선하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기대는 커져만 갔다. 비록 느린 걸음일지라도, 보이지는 않으나 스펀지에 스미는 물처럼, 그런 날을 기다리자고.

예술이 주는 향기는 아름다운 세상을 건축하리라 확신하며, 비바람이나 폭우에도 무너질 수 없는 <정신의 탑>을 쌓겠다고 다짐했다.

 

4. 역사와 전통은 움직이는 자의 몫이다.

국가나 개인, 또는 단체에 쌓여지거나 이어지는 역사나 전통은 부지런히 움직이는 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안젤리성城에서 해마다 피어나는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꽃말을 지닌 프렌치 메리골드가, 주홍빛 나리꽃이, 사총사가 심어 준 아름드리 큰 벚나무들이, 심지 않아도 해마다 살아 돋는 비비초가, 붉은 알 불빛처럼 고운 보리수나무가, 보랏빛 수국이, 몸집이 점점 커지는 주목나무가, 고개 숙여 식구를 만들어 가는 초롱꽃이, 진달래 색의 꽃잔디가, 젤라, 첼로의 숨소리와 까만 비단 고양이 비올라가.

안젤리성城에서 피고 지는 식물과 동물들이 내게는 모두 그림의 소재가 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안젤리 성城 이야기 -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부제를 달았다.

안젤리성城의 3,650개의 <문화의 등불> 속에서 해마다 귀하게 생명을 드러내며 자라는 안젤리의 생명들! 그리고 그 모든 것들과 함께 호흡하는 나의 숨소리!

전시, 행사, 교육이 이루어지는 부지런한 행보는 문화를 가꾸는 <역사와 전통의 탑>을 쌓아가며, 안젤리성城은 더 많은 문화의 등불을 비추는 미술관으로 성장하리라 믿는다.

7,000여 개를 넘어 3,650개의 등불이 비추고, 나아가 문화에 대한 무한대의 등불이 대중의 가슴에 알알이 새겨져 안젤리 성城이 흩뿌리는 <문화의 불꽃> 속에서 <미와 선과 인간다움>을 익히고 실천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킬 것이다. 이 세상의 공기는 예술이 남기는 영향으로 청량한 환경이 구성되리라 기대한다.

그 변화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무색무취로 일상에 스며, 아끼고 화합하는 의로운 사람들과 어우러지는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이런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뜻깊은 신념이 예술이 지닌 힘이며 희망일 것이다.

안젤리성城은 무수한 등불을 켜며 문화 확산과 향유를 통해 향기 나는 사람들과 동물과 꽃과 나무를 키워 갈 것이다.

세상을 구성하는 조화처럼.

 

2025년 10월

권숙자

 

 

안젤리성 이야기-금성에서 온 여자·화성에서 온 남자 (Woman from Venus · A man from Mars)_90.9x72.7cm

 

 

안젤리성 이야기-햇살 나린 상록수 나무아래 평화로운 젤리와 첼로

(Peaceful jelly and cello under sunny evergreen trees)_116.8x91.0cm_2025

 

 

나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

 

나의 이번 작품 구성은 4단계로 나누고 있다.

과거: 학장시대, 우만시대, 청덕시대, 묵리시대이다.

누구에게나 과거 없는 현재가 없듯이, 또 현실 속에서 미래를 설계하기 마련이다. 화가는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이 주제나 소재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

나의 화폭을 채우는 것은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대학시대

대학 및 대학원 시대의 아카데믹한 연구를 통해 미술 세계에 입문했다. 대학미전과 대한민국 국전 준비를 위해 열정을 쏟던 시절이다.

스승께서는“늘 제로(Zero)로 돌아가 작업하라. 순수하고 엄격하고 본격적이어라.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세 시간은 매일 그림에 관해 생각하라”고 하셨다. 화폭 앞에서 나는 늘 스승의 말씀 안에서 형태와 색깔을 선택하고 **<제로>**가 되곤 한다.

 

우망시대

젊은 시절! 여느 젊은이보다 **<죽음과 삶>**의 경계선에 있었기에 늘 좌절과 절망의 나날이었다. 우울로 점철된 나의 의식은 우울과 멀어지는 방법으로 우망을 가곤 하였다. 하기에 우망은 나의 제2의 고향이기도 했다.

우울을 잊기 위해 문경새재를 넘어, 목이 긴 하얀 새들이 사는 마을에서 하루 종일 새들과 함께 하며, 나 또한 온전한 사람이 되기 위한 긴 기다림으로 목이 긴 새가 되었다.

목이 긴 하얀 새들을 만나기 위해 여름 방학이면 큰 두루마리 캔버스를 메고 문경새재를 넘어, 우망에서 하얀 목 긴 새들이 사는 소나무 아래에서 함께 살며 큰 화폭을 채우곤 했다. 나는 화폭을 채우기보다 온전한 삶을 채우기 위한 훈련이었다.

그곳에서도 인간 세상과 같은 <생존의 원리>가 일어나는 진풍경이었다.

 

사랑하는 만큼

태어나고

태어나는 만큼

절망하고

절망하는 만큼

죽어가고

죽어가는 만큼

부활하는...

 

새들이 사는 마을에서 나는 사람이 사는 세상과 같은 삶의 원리를 배우며 이 우주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의 경계선에서 삶의 정원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목이 긴 새들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청덕시대

“눈이 커서 슬픈 짐승이여!” 시인이 노래한 시(詩)처럼, 집 앞의 언덕을 넘으면 뿔을 잃고 슬픈 눈망울을 굴리는 사슴들이 살고 있었다. 고매한 눈매의 사슴들을 만나게 되면서 나의 화폭에도 변화가 이루어졌고, 뿔을 잃고 갇혀 있는 사슴의 애달픈 모습이 나의 화폭을 채웠다.

부조(Relief) 기법은 점점 깊어지고, 뿔을 생성시키며 사슴 등에 **<아담과 이브>**를 싣고 자유롭게 자연 속을 달리는 사슴을 그려 넣었다. 그것은 인간이 갈망하는 자유! 또한 뿔을 잃은 사슴이 갈망하는 자유의 삶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슴 등에 실려 달리는 <아담과 이브>의 주제를 다루게 된 것은, 이 세상의 모든 여자와 남자, 즉 생명체들은 모두 자유를 갈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담과 이브>의 조화는 세상을 이루는 가장 아름다운 조화이기도,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신비한 존재이기도 했다.

뿔을 잃은 사슴을 만나면서 <상처를 승화>시켜 <치유>가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때부터 <이 세상의 산책>이 이어지며, 내 삶의 발걸음은 세상을 두루 산책하는 것이고, 사람과의 만남도 자연과의 만남도 <이 세상을 산책>하는 나들이가 되었다.

 

묵리시대

묵리 시대는 사랑과 향기를 뿜어내는 호수와 오리, 그리고 피고 다시 생명을 심으며 되살아나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마을이다. 일몰의 해거름 앞에 있으면 삶에 대한 숙연함을 느끼며 나의 화폭은 자연 속 인간을 작게 표현하는 <무한소(無限小)>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그런 표현은 삶 앞에 <겸허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눈뜨면 숲속에서는 새의 합창이 명곡이 되어 청각을 두드리고, 해거름을 바라보며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해야 할 고뇌가 노을에 실려 하늘로 떠오를 때, 안젤리 성城에서 들리고 보이는 아름다운 형상과 색상들!

묵리는‘작은 강원도’라는 별명을 지닌 골짜기로, 그 안에 예술가들이 노니는 안젤리성城에 모이는 많은 작가들이 만들어낸 작품의 궁전을 감상하고 거니는 것 또한 명화의 장면이 된다. 묵리는 푸른 바다와 같은 상처도 있지만, 사랑과 나눔을 통한 보람과 미래를 꿈꾸는 <문화의 등불>이 켜지는 곳이기도 하다.

묵리 시대의 화폭은 저부조, 중부조, 고부조의 기법을 극대화시키면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표현했다. 자연 속에 인간이 없으면 생명의 소리가 없는 듯하고, 인간 삶속에 자연이 없으면 물기 잃은 메마른 나무와 같았기 때문이다.

묵리 시대에 나는 <사랑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 속에 인간의 숨소리는 더욱 생기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망시대, 청덕시대, 묵리시대를 거치면서 나의 화폭도 변화되어 가고 있다.

 

 

안젤리성 이야기-호수에 물새들 봄나들이 하며 젤라와 산책을 하고~_90.9x72.7cm

 

 

안젤리성 이야기-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When my eyes are bluish)_40호 변형_Mixed Media_2025

 

 

 

 

 
 

권숙자 | KWON, SOOK JA)

 

초대전 및 개인전 | 37회 | 서울, 프랑스, 미국, 에콰도르, 이태리, 독일, 인천, 수원, 분당, 안산, 용인, 파주, 춘천 등

 

그룹전 및 초대전 | 400여 회

 

수상 | 부총장 및 교육부 장관상 수상 | 2022년 용인시 지역 문화예술 유공표창 수상(용인시) | 2022년 대한민국 사회공헌 대상(시사투데이, 조선일보) | 2023년 대한민국 문화경영 대상(미술관 부문)-코리아 헤럴드

 

저서 | 생의 한 자락을 잘라 | 이 세상의 산책 | 안젤로의 전설

 

현재 | 권숙자 안젤리미술관 설립자 및 관장 | 강남대학교 회화전공 교수 역임 | 경기여류화가회 고문(회장 역임) | 군자회 회장 역임 | 현 이형회 회장

 

E-mail | kwonsjj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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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1010-제38회 권숙자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