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Painting 展

 

살보, 안드레아스 슐츠, 헨니 알프탄

 

 

 

신세계갤러리 청담

 

2025. 9. 3(수) ▶ 2025. 10. 25(토)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60길 21 분더샵 청담 지하 1층 | T.02-2056-1240

 

 

Salvo 作_Mediterraneo, 2008_Oil on canvas_60x60 cm

 

 

신세계갤러리 청담은 2025년 9월 3일부터 10월 25일까지 프리즈 서울을 기념해 유럽 출신 회화 작가 3인의 그룹전 《About Painting》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의 살보(Salvo, 1947-2015), 독일의 안드레아스 슐츠(Andreas Schulze, b.1955), 핀란드 출신으로 파리에서 활동하는 헨니 알프탄(Henni Alftan, b.1979)을 한자리에 소개한다. 세 작가는 회화라는 매체를 해체하기보다는 회화의 고유한 방식으로 ‘보는 법’을 갱신한다.

본 기획은 생전 살보, 슐츠 두 작가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고(故) 파스콸레 레체세의 제안에서 출발해 2024년 런던에서는 살보와 슐츠의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여기에 알프탄을 더해, 크롭, 프레이밍, 초점, 여백 등의 동시대 시각 문화의 언어를 회화의 방식으로 번역하는 현재의 감각을 포괄한다.

이번 전시는 빛과 시간--프레이밍--장면 구성이라는 세 축을 따라가며, 회화가 지각을 재조율하는 흐름을 제시한다. 전시는 살보의 작품 속에 밀도있게 녹아있는 색채와 시간의 정조를 점층적으로 체감하도록 설계되었다. 알프탄의 절제된 팔레트와 근접 프레이밍이 시선을 고요하게 열고, 슐츠의 강한 대비와 리듬이 맥박을 형성한다. 관람자는 색의 변주를 시간의 이동으로 읽어내게 된다.

살보는 1973년 전후 회화로 급선회한 이래 고전적 구도와 인공적 색채로 서로 다른 시간대와 계절의 자연광을 설득력 있게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는 계절과 지명이 제목이 되는 연작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인물이 사라진 도시·해안·건축은 색과 빛의 기류로 시간이 가시화되며, 서로 다른 시간대의 팔레트가 기억과 정지된 순간을 조용히 불러낸다. 전시장에서는 이러한 작품군을 톤의 그라데이션과 시간의 시퀀스에 맞춰 배열해, 관람자가 색의 변화 = 시간의 이동이라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도록 했다.

안드레아스 슐츠는 인물이 사라진 공간에서 사물·기호와 건축적 단서를 장면처럼 배치해 의미가 연출되고 사라지는 순간을 장치한다. 특히 움직임과 동작의 기호를 덧입혀 화면의 리듬을 보강한다. 슐츠는 소박하고 직관적인 표현, 팝과 추상표현의 어법, 그리고 착시 효과를 교차적으로 활용해 유머와 미묘한 불안이 공존하는 광경을 만들고, 형식·구조·공간의 배치를 통해 의미가 생기고 사라지는 과정을 회화적으로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관람자는 무대와 객석의 간극에 서서, 형식과 구조, 공간의 배치를 통해 회화가 무엇을, 어떻게 보게 하는지를 목격한다.

헨니 알프탄은 근접한 프레이밍, 얕은 초점, 의도적 블러 등 사진과 영화적 장치를 회화의 문법으로 환원한다. 더 나아가 캔버스의 옆면까지 색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진 대상(painted object)’로 다루며, 프레임 밖의 암시로 평평한 화면과 물건으로서의 존재감 사이의 긴장을 유지한다. 그의 장면은 일상의 순간을 포착하는 듯 보이지만 기억·상상·이미지에 대한 분석적 사유에서 출발하며, 관람자의 시선 습관을 스스로 다시 맞추게 만든다.

이번 서울 전시는 프리즈 서울이라는 동시대적 장 속에서, 디지털 이미지가 과잉 순환하는 현대에서 회화가 회복할 수 있는 감각의 속도와 물질적 존재감을 다시 일깨운다. 빠른 소비의 리듬에서 잠시 벗어나 회화의 언어를 따라 걸을 때 우리는 ‘그림을 본다’는 경험의 속도와 깊이를 다시 체감하게 된다. 《About Painting》은 서로 다른 세대의 실천을 병렬적이면서 상호참조적으로 제시하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보고 믿는가라는 질문을 오늘의 서울에 다시 놓는다.

 

 

Andreas Schulze 作_Untitled (The Visit), 2025_Acrylic on nettle cloth_170x340cm (2 parts)

 

 

Henni Alftan 作_A Light at The Window, 2023_Oil on linen_130x195cm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50903-About Painting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