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기 초대展

 

경계의 감각

 

 

 

 

2025. 7. 17(목) ▶ 2025. 7. 30(수)

작가와의 대화 | 2025. 7. 19(토) 오후 3시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로11번길 1-4 배다리 잇다스페이스 작은미술관

기획 | 이영희, 정창이

 

 

내면에 피는 숲_아크릴_30호_2025

 

 

경계의 감각

 

이번 전시 《경계의 감각》은 회화 작가 백승기의 예민한 감각과 시선을 통해 자연과 인간, 현실과 상상, 감정과 기억이 교차하는 접점을 탐색합니다. 작가는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하나의 '주체'로 바라보며, 그 안에서 느껴지는 침묵의 감정과 영혼의 울림을 화폭 위에 풀어냅니다.

 

백승기의 회화는 명확한 서사나 형식적 구분에서 벗어나, 감정과 상징, 생명과 시간의 흐름이 뒤섞인 유기적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인간과 동물, 식물과 영혼이 융합된 형상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경계에 머물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해체되는 ‘감각의 형상’입니다.

 

 

매화 아래 숨은 기운_아크릴_30F_2025

 

 

특히 최근 작업에서는 한국 민화의 상징성과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소나무, 매화, 구름, 폭포 등의 전통적 이미지 안에 작가의 내면과 현대적 감각을 담아냅니다. 이로써 백승기는 과거와 현재, 신화와 현실이 공존하는 서정적 풍경을 그려내고 있으며, 그것은 감상자 각자의 기억과 직관으로 읽히는 ‘감각의 회화’로 완성됩니다.

 

《경계의 감각》은 우리로 하여금 자연의 목소리와 내면의 감각에 다시 귀 기울이게 합니다. 명확한 해석보다 느끼는 경험에 집중하게 하며, 잊고 지냈던 존재의 본질을 되새기도록 유도합니다. 이번 전시는 인간과 자연, 삶과 예술이 만나는 ‘경계’에서 생성되는 예술적 울림과 그 안에 담긴 생명력의 감각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불꽃의 심연_아크릴_50F_2025

 

 

공허한 자아에 피는 숲_아크릴_30F_2025

 

 

작가노트

 

나는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나 오브제가 아닌, 감정과 의식을 지닌 존재로 바라본다. 자연은 하나의 주체이며, 내가 그리는 세계는 이 자연과의 교감을 시각화하려는 시도이자, 인간 존재의 근원에 대한 탐구다. 자연은 말하지 않지만, 침묵 속에서 깊은 감정을 품고 있다. 나의 작업은 그 침묵에 귀 기울이고, 그 감정의 진동을 시각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이다.

 

내가 그리는 형상들은 사람과 짐승, 식물과 영혼 사이의 경계에 존재한다. 그들은 정해진 이름이나 형태를 갖지 않는다. 비어 있는 얼굴, 나무 파편으로 구성된 몸, 불꽃을 머금은 내면은 정체성과 감정의 유동성을 드러낸다. 이는 단지 생물학적 유기체로서의 생명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 감각이 층을 이루는 살아 있는 존재의 표현이다.

 

 

불의 끝, 숲의 시작_아크릴_30F_2025

 

 

이러한 존재들은 곧 '자연의 정령'이다. 정령은 때로 인간의 얼굴을 가지지만, 그 얼굴은 단일하지 않다. 그 존재는 무한한 우주를 품고, 생명을 쏟아내는 창조의 샘물이 되기도 하며, 세상의 불을 삼키는 그릇이 되기도 한다. 그 안에는 영혼의 불빛이 타오르고 있으며, 불과 꽃, 별과 재, 바람과 숨결이 동시에 깃들어 있다. 나에게 이들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감각의 흐름 속에서 존재하는 유기적인 정신적 형상이다.

 

최근의 작업에서 나는 한국 민화의 상징성과 구조를 빌려와, 나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소나무, 매화, 구름, 폭포와 같은 상징적 이미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감각의 시(詩)이자 신화적 언어이다. 나는 이 전통의 이미지 안에 현대적 상상력과 감정의 긴장감을 삽입함으로써, 과거와 현재, 신화와 기억, 집단의 무의식과 개인의 내면이 만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나의 회화는 명확한 서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정지된 장면 속에 감정의 여백과 침묵의 시간을 담아낸다. 관람자는 그림을 해석하려 하기보다는, 그 틈에 머물며 함께 느끼고 존재하길 바란다. 이것은 해석의 회화가 아니라, 감각의 회화이며, 기억과 직관으로 읽히는 시각적 호흡이다.

 

 

재의 숲의 정령_아크릴_100F_2025

 

 

결국 나의 작업은 인간과 자연, 감각과 이성, 생명과 소멸이 맞닿는 경계에서 생성되는 복합적 감정과 상징을 시각화하는 행위다. 나는 그 경계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붓질 하나하나에 생명과 소멸, 시간의 흔적과 영혼의 숨결을 실어 나른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잊고 지낸 감각-자연의 목소리, 내면의 불씨, 존재의 본질-을 다시 환기시키고자 한다.

 

 

전시전경

 

 

전시전경

 

 

전시전경

 

 

 

 

 
 

백승기 | Baek seung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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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단체전 및 그룹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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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717-백승기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