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展

 

그날의 거울

 

 

 

Gallery DOS

 

2025. 7. 16(수) ▶ 2025. 7. 22(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 | T.02-737-4678

 

https://gallerydos.com

 

 

Blue #5_장지에 먹과 채색_112.1x162.2cm_2024

 

 

‘꽤나 오랫동안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에 부딪히곤 했다. 언제나 의도치 않은 상황에 놓여지고 이유 모를 관계에 직면해 시험에 드는 기분이었다. 이러한 반복되는 경험들은 나를 화나게도 하고 슬프게도, 우울하게도 만들었지만 그 마지막은 언제나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무력감은 나를 아주 무겁게도 짓눌렀다. 더 이상 다시 일어나기 위해 무언가를 해보려는 시도 조차 겁나게 만들었고, 자기혐오에 빠져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했다. 이 무력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극복하지 못 한 채로 안고 살아가며, 또 다시 저 깊숙한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나의 작품은 무력감에 빠져 천장만 바라보던 그 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의 작업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배경으로 수반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트라우마는 인간관계에서 시작하여 그 범위를 확장하여 트라우마 그 자체이며, 감정은 무력감에 가깝다. 무력감은 트라우마를 맞이하게 되어 더 이상 나아갈 힘 또는 희망이 사라진 상태의 감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이 휩싸인 자아를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화면 안의 인물을 클로즈업하여 큰 화면에 빈틈 없이 채워 넣으면서, 예민한 색감으로 묘사하여 표현하고 있다. 인물을 극적으로 확대하여 관람자와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에 들게 하고자 한다. 이러한 착각을 통해 화면 속 인물과 친밀하게 감정을 공유하면서 그를 강조하여 보여준다. 인물의 텅 빈 눈빛과 무겁게 늘어져 기댄 자세를 통해 무언가에 빗대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여 그 감정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화면 밖으로 사라지는 색감과 모호해지는 경계들은 나아갈 의지를 잃고 자아의 상실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트라우마와 같이 극심한 스트레스의 상황을 대하는 자세는 다양하다. 특히나, 무력감은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힘을 잃었지만 그 힘의 화살은 자신에게 돌리게 한다. 그렇게 돌아선 화살은 자책과 자기혐오로 변화하고 그로 인한 자세들이 작품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자기혐오는 자기 파괴적인 성향을 띄우며 눈에 보이는 상처들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긁어 상처를 낸다던가, 꼬집거나 털을 뽑는 것 등의 형태를 띄고 있다. 나의 작품은 그 안에서 드러나는 무력감과 상처들을 통해 우리의 지난 아픔을 직면하고 서로 공유하는 공간이 된다.

 

 

Blue #2-2_장지에 먹과 채색_162.2x130.3cm_2023

 

 

Blue #5-1_장지에 먹과 채색_112.1x162.2cm_2024

 

 

Blue #6_장지에 먹과 채색_130.3x97.0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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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716-이영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