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숙 展

 

"전통 채색화, 디지털과 만나다." - 우리들의 자화상

 

somebody23_73x135cm_장지에 혼합재료_2023

 

 

아크 갤러리

 

2025. 7. 15(화) ▶ 2025. 7. 24(목)

Free Open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26번길 10-8

 

 

COVER GIRL P2_50.0x63.6cm_잉크젯 화인아트_2016

 

 

“전통 채색화, 디지털과 만나다.” - 우리들의 자화상

 

2007년 전후로 시작한 디지털 작업(OHP필름, 아연판, 디아섹)과 2019년 이후 2025년까지 한지에 전통 채색화와 디지털 기법을 접목하여 작업해왔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보았다.

 

디지털 작업은 이미지를 편집, 조작, 수정, 변환이 필요할 때 사용된다.

수작업으로 하는 전통 채색화도 이러한 작업이 가능하지만 정확한 수학적 논리가 적용되는 디지털 기법은 수작업과는 다소의 차이점이 있다. 디지털 작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선택한 사진 이미지를 업로드하여 그 위에 투명한 셀로판지와 같은 형태의 레이어를 얹은 후  편집 도구를 이용하여 사진 이미지에 특수효과를 준다. 특수효과는 왜곡, 노이즈, 픽셀화, 텍스쳐 등 매우 다양하다. 이외에도 전통 채색화로 수작업하기 어려운 노출 효과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이 있다. 수많은 선택과 수정의 반복 과정을 거쳐 기본 밑그림이 마무리된다. 이처럼 디지털 고유의 기능은 작가의 감각에만 의존하는 수작업과 차별되는 독특한 효과를 주어 예상치 못한 흥미로운 결과물을 얻게 된다.

이렇게 창출된 이미지에 전통 채색화 작업을 병행함으로써 풍부한 회화적 표현으로 작품의 주제를 심도 있게 풀어나갈 수 있다.

 

 

somebody-허상1_50x95cm 장지에 혼합재료 2025 | somebody-허상2_50x95cm_장지에 혼합재료_2025

 

 

이와 같은 작업은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 “Somebody & Somewhere”를 주제로 제작한 여러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온전한 나비 모양이 비현실적인 색채와 조각난 파편으로 공간을 차지하고, 미소 짓는 여인의 얼굴이 무표정한 낯빛으로 변하여 누군가를 응시하고, 때로는 뭉개지거나 붉게 물든 얼굴로 화면에 등장한다. 변형된 얼굴 이미지는 정체성을 상실한 채 멀티 페르소나(multi-persona)로 살아내는 인간을 상징한다.

‘Somebody-허상 1’에 묘사된 나비무리는 똑같은 형태로 위를 향하여 나란히 줄지어져 있다. 마치 기계로 대량 생산된 상품처럼 보인다. 이것은 삶의 방식이 모두 획일화되어 가는 사회현상을 빗댄 것이다.

‘Somebody-허상 2’화면 바탕에 깔린 모호한 입술 이미지는 허공을 떠다니는 미세한 먼지처럼 공허한 단어를 토해내고 있다. 소셜 미디어가 확장되고 대화 통로는 늘어났으나 역설적으로 사람들 간의 소통은 점차 단절되어가는 부조리한 면모를 담아보았다.

‘Somebody 23’은 여인의 뒷모습을 소재로 작업한 것으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어기고 돌이 된 신화 속의 여인이 연상된다. 머리에는 왜곡된 나비 조각이 얹혀 있고, 상반신을 따라 내려오며 조각난 나비 이미지가 드문드문 새겨져 있다. 여인의 둔부(臀部)에는 해체되어 형체를 알 수 없는 흙 갈색 나비 무늬가 너울거린다. 여인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뒤돌아서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방황하고 있다.

 

 

Somebody2401_53x43.5cm_장지에 혼합재료_2024

 

 

이처럼 원래의 이미지와 디지털로 창출된 또 다른 다중성의 이미지는 “디지털 폭식 사회”에서 생존하는 현대인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현대인을 “지나치게 새롭고 지나치게 불안한”이라고 표현할 만큼 현대인은 가치관의 혼란과 존재에 대한 회의, 불확실한 미래와 마주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자아와 삶의 목적을 찾아 더 나은 삶을 위해 정진해야 할 것이다. 작품 곳곳에 은밀히 드리워진 나비 조각은 한 줄기 빛처럼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이다.

 

 

 

 

 
 

우영숙 | WOO, YOUNG-SOOK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및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및 아트페어 | 인사아트센터, 갤러리 인사101, 광주 국제 아트페어, 2009 스위스 제네바 국제아트페어, 서울아트쇼 등

 

다수의 그룹전, 초대전 170여 회 참가

 

수상 |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1회 및 입선 3회 | 제1회 춘추미술대전 특선 | 제25회 춘추미술상

 

강의경력 | 강릉원주대학교, 광주여자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전남대학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시간강사 역임

 

현재 | 한국미술협회, 춘추회, 후소회, 한국화 여성작가회 회원

 

E-mail | wys39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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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715-우영숙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