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KIM 展

 

읽어내기_stories @squares

 

this is THE story-2402_24.2x33.4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갤러리 도스

 

2024. 5. 15(수) ▶ 2024. 5. 21(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02 737-4678

 

https://gallerydos.com

 

 

this is THE story-2310_162.2x130.3cm_mixed media on canvas_2023

 

 

오직 허용한 부분만 보이는 전체
온전히 보았다고 착각하는 일부분
우리는 인스타그램 시대를 산다.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주의를 기울이기 바라는 나의 개별 작품들은 그러나 전시 STORIES @SQUARES를 통해 부분만이 전달되는 아이러니를 형성한다.
관람자들의 관심과 다가섬은 그 아이러니 사이 어딘가 위치할 것이다.

이번 갤러리 도스에서의 전시 [읽어내기_stories @squares]는, 행복을 강요하는 시류에 대한 반대, 불행에 대한 새로운 관점, 그리고 모든 존재들이 가진 개별의 이야기를 따로 보아낼 것을 주장했던 지난 1월의 개인전 [따로 보기_this is THE story]에 대한 후기이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스스로 정립한 불행의 의미를 좀 더 들여다보고, ‘따로 보기’의 실천과 실현가능성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 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이는 개별의 불행은 어느 것 하나 동일한 것이 없음을 말하며, 행복보다는 불행에 개인의 서사가 더 오롯이 담겨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불행의 개별성은 그 이해의 난이도를 증대시킨다.

 

 

this is THE story-2401_116.8×91.0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따로 보기의 전제인 ‘서로 다르다’는 그 자체로 이미 ‘파악이 어렵다’는 조건을 형성하며, 그렇기에 적극적으로 읽어’내는’ 행위가 수반되지 않고는 따로 보기를 실현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노력을 충분히 한다 한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처 읽어낼 수 없는 간극은, 우리가 “이해한다”고 말하는 상태가 언제나 그 차이 사이에 위치함을 말한다.

특히나 개별의 불행을 타자와 공유하는 기제에서 화자는 청자의 심성과 경험치를 저울질하여 자신의 불행을 어느 정도까지 발가벗길지 결정하며, 청자는 화자의 헐벗은 정도에 맞추어 섣부른 위로와 이해의 시늉을 선사하므로 우리와 타자 간의 앎과 이해는 그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와 객체 간의 모든 상호작용은, 인스타그램 시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매우 한정된 showing(발가벗음), 왜곡된 이해와 과연 다르다고 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히려 인스타스램의 정사각형이야말로 “객체 간의 이해(라고 간주되는) 행위”의 가장 솔직한 형태가 아닐까.

우리는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불행의 서사를 얼마나 말하고 이해하는가. 결코 전부와 일치하지 않는 정사각형만큼의 진실과 정사각형 크기만큼의 접근, 그 이외의 것들은 늘 정사각형 밖에 널부러져 있기 마련이다.

 

 

this is THE story-2311_130.3x162.2cm_mixed media on canvas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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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515-SUN KIM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