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저스트(Tony Just) 展

 

An Ecstatic Head

 

An ecstatic head, 2024_oil on canvas_140x190cm

 

 

에프레미디스 서울

 

2024. 4. 19(금) ▶ 2024. 6. 1(토)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41-19

 

https://efremidis.com/kr

 

 

Because of you, 2024_oil on canvas_80x100cm

 

 

에프레미디스는 2024년 4월 19일부터 6월 1일까지 토니 저스트(Tony Just)의 개인전 《An Ecstatic Head》를 개최합니다. 서울 지점 개관 이래 그룹전과 페어를 통해 꾸준히 국내에 소개해 왔던 저스트의 작품세계를 개인전의 형태로 보다 깊이 있게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그의 최근작 11점이 전시됩니다. 이번 신작은 왁스라는 새로운 미디엄의 도입으로 텍스쳐에 깊이를 더한 작품들로서 기존의 작품과는 또 다른 시적인 분위기를 선사할 것입니다.

I was a dust mote.
Because of you, I am a mountain.
I lagged behind.
You urged me on till I forged ahead.
Because of you, I’m a cure for wounded hearts,
an ecstatic head,
a pair of clapping hands.
- 잘랄레딘 모하마드 루미-

 

 

Untitled, 2024_oil on canvas_140x190cm

 

 

1969년 미국에서 태어난 토니 저스트는 1990년대 중반부터 뉴욕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작품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작품 활동을 잠시 멈추었던 2008년에 베를린으로 이주한 후 더해진 고립과 시련에 의해 그의 그림 그리기 방식과 작업 스타일이 변화되었습니다.
이번 신작에서 저스트는 일상의 사물에서 우연히 발견된 불완전한 흔적을 캔버스에 담아냈습니다. 보호용 종이에 남겨진 얼룩과 조지아 수도 티빌리시에서 보낸 시간 동안의 스케치를 확장하여 이러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 신작 시리즈 중에서도 ‘An ecstatic head’라는 작품이 시리즈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냅니다. 이 작품에는 붉은빛이 투사되어 마치 연기를 관통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마치 표면을 문지른 듯한 이 기법은 관람객이 작가의 직접적인 ‘접촉’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접촉은 작품에 생명을 부여하고, 마치 ‘유령’처럼 강한 존재감을 느끼게 하며, 그 자체로 강한 기억과 자취를 남깁니다. 외젠 들라크루아는 ‘노동의 응축과 저장’을 회화가 가진 특별한 성질이라고 말했습니다. 회화는 창작 과정에서 작가의 시간, 노력, 감정, 기술 등이 ‘흔적’으로서 캔버스 위에 구현됩니다. 이러한 흔적은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부터 관람자가 그림을 보는 순간까지, 즉 시간을 초월하여 캔버스에 응축되어 있습니다.
저스트의 대표적 모티브인 ‘눈물이 흘러내리는 자국’은 20세기 중반 한 지식인의 존재론적 위기를 다루는 한스 팔라다의 <술꾼>에서 영감을 얻은 것입니다. 처음에는 우연히 와인을 나중에는 구아슈를 책에 부어 흘러내린 얼룩을 응시하는 테스트를 하였습니다. 1 여 년 간 이어오던 테스트는 그 문양을 다시 캔버스에 그대로 옮긴 구상 작업이 됩니다. 이는 다시 다양한 사이즈와 색으로 시리즈화 되었습니다. 수행성을 동반한 반복적 재생산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존재한다’ 고 느끼는 시간을 벌어준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 연작 작품들은 2020년 에프레미디스 베를린에서의 개인전 <Our inchoate love>에서도 전시되었습니다. 10여 년간 작업해 온 이 연작들은 토니에게 많은 치유의 의미를 가진 작업입니다. 궁극적으로 이 불완전한 추상적 모양들을 발견하고 이를 옮겨 그리는 저스트는 회화라는 물성과 예술적 이분법을 뛰어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전시명인 《An ecstatic head》는 13세기 페르시아의 시인 잘랄레딘 모하마드 루미의 시집<Gold>에서 발췌한 구절입니다. 영문본의 번역가인 하레 리자 가포리에 따르면 루미의 금은 귀중한 금속이 아니라 의식을 변화시키는 연금술적 과정을 통해 도달하는 감정 상태로, 더 여유롭고 연민 있는 존재 상태에 도달함을 의미합니다. 요약하자면, 수피즘1 의 기도는 “나에게 더 깊이 사랑하게 해주세요”입니다. 금은 가장 깊은 사랑으로 도달한 영적인 정취일 수 있습니다. 저스트는 자신의 그림을 사람들이 영적으로 느끼길 원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강요할 수 없는 영역임을 또한 인정합니다. 이 전시는 결국 기다리는 순간의 표현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Tony Just(1969년생, 미국)는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회화 학사 학위를, 뉴욕 Hunter College에서 회화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주요 전시로는 White Columns, KARMA, Gavin Brown’s Enterprise, MoMA PS1(New York), Maisonneuve(Paris), Arratia Beer, PSM(Berlin) 등이 있습니다.
1 수피파 또는 수피즘은 이슬람교의 신비주의적 분파이다. 수피즘은 다른 이슬람교 종파와는 다르게 전통적인 교리 학습이나 율법이 아니라 현실적인 방법을 통해 신과 합일되는 것을 최상의 가치로 여긴다.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40419-토니 저스트(Tony Just)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