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우혁 展

 

멧돼지 사냥

 

OSIRIS POND, 2023_oil and graphite on canvas_160x380cm overall 160x190cm each, 2 pieces

 

 

갤러리 바톤

 

2024. 1. 12(금) ▶ 2024. 2. 17(토)

서울특별시 용산구 독서당로 116 | T.02-597-5701

 

https://gallerybaton.com

 

 

SPIRODELA SLATE, 2023_oil on linen_130x160cm

 

 

갤러리바톤은 2024년 1월 12일부터 2월 17일까지 한남동 전시 공간에서 빈우혁(Bin Woo Hyuk, b. 1981)의 개인전 《멧돼지 사냥(Die Eberjagd)》를 개최한다. 베를린으로 이주한 이후 즐겨 찾던 공원의 정경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시리즈로 선보여 왔던 작가가, 뜻하지 않았던 휴식기를 보낸 후 보다 성숙하고 유연해진 태도로 임했던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산책이라는 매개를 통하여 자연과 조우하고 감정의 고양에 다다르는 방식은 빈우혁이 화가 이전의 한 인간으로서 오랫동안 실천해 왔던 리추얼이다. 삶의 버거움을 덜어내고 번민으로 점철된 내면을 치유하고자 택한 산책이라는 행위는, 그 횟수가 거듭될수록 자연이라는 대상 자체에 매료되고 자신의 미적 지향점에 순응하는 매체임을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이 되었다. 이후 빈우혁은 습관적으로 숲을 찾고 사색하며 화폭에 옮기는 과정의 반복에 큰 의미를 두었고, 그러한 습관은 베를린으로 이주 후에도 거주지와 인접한 티어가르텐 공원(Tiergarten)에서 이어져 왔다.

 

 

LAKE STUDY WITH RAIN OP.99, 2023_oil and graphite on linen_130x160cm

 

 

“마침내, 나는 화가로서 자연 앞에 보다 명료하게 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나에게 내 감각의 실현은 언제나 무척 어렵다. 나는 내 감각 앞에 펼쳐지는 강도(intensity)에 도달할 수 없다. 자연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놀랍도록 풍부한 색채를 나는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라는 세잔(Paul Cezanne, 1839 - 1906)의 언급은 자연을 묘사 대상으로 삼아온 모든 화가의 고심에 찬 독백과도 같다. 보이는 정경을 어떻게 이차원 평면에 옮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현 화풍의 출발점부터 빈우혁이 고민했던 과제이기도 하다. 정경이 품고 있는 비가시적인 정보를 어떻게 거르고 축약할 것인지, 묘사의 방법론에 대한 자신의 선택이 자연이라는 본질을 화폭에 오롯이 전이할 수 있는지. 그런 점에서 넓게 펼쳐진 정경에 집중하던 그 간의 방식에서 선회하여, 이번 전시는 수면의 일부, 고목 주변의 이끼 등 미시적인 대상을 추상성이 강조된 화려한 색조로 풀어낸 점이 눈에 띈다. 자연에서 쉽게 발견되는 단순한 구조의 무한 반복이 전체 구조를 형성하는 프랙탈(fractal) 현상은 빈우혁의 새로운 회화적 시도를 잘 설명해 주기도 한다. 대상에 보다 근접하여 이미지를 구성하는 근원적 단위 물질의 회화적 묘사에 집중함으로써 작가가 포착했던 화면 밖의 정경을 우리들에게도 떠올리게 할 가능성, “마들렌 효과”를 작가는 의도하였는지 모른다.
전시 제목인 “멧돼지 사냥(Die Eberjagd, 2023)”은 티어가르텐 공원에 위치한 동상을 49장의 드로잉을 결합하여 묘사한 대작이다. 앞서 말한 휴식기는 빈우혁이 석회화 건염으로 어깨를 사용하지 못하던 시기를 뜻하는데 그 시기에도 꾸준히 산책하면서 눈여겨보던 동상을 회복기에 접어들며 작품으로 옮긴 것이다. 목탄으로 묘사된 각각의 드로잉은 전체 이미지의 구현을 지향하면서도 기저에 흐르던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창을 들고 서 있는 인물을 묘사한 부분들을 제외하고 자기 완결적인 반추상의 독립적 요소가 병치되고 있음은, 비슷한 시기에 완성된 회화 작업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접근법과 유사하다.

 

 

 

LAKE STUDY WITH RAIN OP.98, 2023_oil and graphite on linen_130x160cm

 

 

DIE EBERJAGD, 2022-2023_charcoal on paper_350x490cm overall 50x70cm, total 49 parts

 

 

 

 

 
 

빈우혁

 

빈우혁은 베를린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전문사 졸업 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과에서 석사를 수료했다. 갤러리바톤(2021), 경기도미술관(2018), OCI미술관(2014), 챕터투(2019)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서울시립미술관(2021), 경기도미술관(2020),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2020), 성곡미술관(2016)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2021년부터 베를린조형예술가협회(BBK Berlin-Professional Association of Visual Artists Berlin) 멤버로 활동중이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OCI미술관, 챕터투, 매릴랜드 예술대학(Maryland Institute College of Art)을 포함한 국내외 미술기관에 소장돼있다. BMW 아트 프로젝트(2023) 및 최근 TV 드라마를 포함한 매스 미디어와의 협업을 통해 평단과 대중을 아우르며 폭넓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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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112-빈우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