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경 展

 

오늘. Today

 

흔들리는 빛_616x816x105cm_아크릴 acrylic_2022

 

 

Gallery Doll

 

2024. 1. 5(금) ▶ 2024. 1. 21(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87 (팔판동) | T.02-739-1405

 

www.gallerydoll.com

 

 

빛을_516x516x165cm_아크릴 acrylic_2023

 

 

이원경의 조각에서 부조는 ‘오늘’이라는 시점이 드러난다. 투명한 아크릴 박스 안에 컬러가 들어간 인물이 사물들과 층을 이루며 분명한 모습을 보여준다. 동시에 추상적인 면도 있는 것이 하루가 반복되는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레 포함시킨다. 어제가 쌓여 지금이 되는 공존의 범위에서 나타나는 것과 사라져 버린 것들에 관한 이야기가 작가 작업의 주된 테마이다. 아크릴이라는 예민한 물성을 실루엣으로 만들어 겹침이 주는 형상은 우연과 필연이 연속된다. 다각도에서 비추는 외형이 공간과 어울리면서 상상을 자극시켜 부조는 작가의 세월만큼 견고하고 단단한 모습이다. 때로는 스크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이것도 작가가 보여 주고픈 바람이 있다. 조각가로서 인물을 다루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어울리는 생명체, 사물들을 물성으로 다루어 본다는 것은 고뇌와 숙고의 노력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형상을 완성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닌 작가의 삶이 연결된다. 현실에서 오는 생각과 감정들을 자연스레 작업으로 은유시킨다. 주제라면 사람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문제일 것이다. 저마다 다르며 관계로 이으면 각자의 바람이 욕망으로 변화를 일으킬 때의 이야기이다.

각자라는 연결이 하나의 공간으로 만날 때 모든 것들을 다 보여 줄 수 없기에 있다가도 어느새 사라지는 그 무엇을 작가는 찾아 보여주고 싶어 한다.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렀다. 간결한 부조의 작업으로 오기까지 조각가로서 작품들은 변모해 왔다. 거대하게 만든 인물을 공중에 띄우고 설치로서 인물과 사물이 어울리는 공간을 연출해 보고 축소된 인물들은 상황 속에 놓인다. 존재와 부재, 정신적인 것이 물리적인 것과 만났을 때 일들이 작품이 된다. 그걸 민감하게 시간의 흐름 안에서 포착해 나아간다. 물성으로서 밀랍, 아크릴은 그 증명이며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어떠한 것들을 확인할 것이다.
여기서 인물이란 초상 이라기보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보여준다. 관계로서 놓임이 세월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방식이다. 현실 안에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이 떠나보내는 것들도 있으며 새롭게 시작되는 하루를 힘차게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이 포함된다. 투명한 아크릴 인물은 현대인의 초상 같은 것이다. 좋은 것도 있고 좋을 수만은 없는 감춤도 있는 인물들을 부조로서 레이어처럼 보여준다. 의외의 겹침으로 형성되는 면이 예상치 못한 결과도 가져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만이 갖는 특성에서 동물과 다른 구별의 예시로 생각을 얘기했지만 인간도 동물과 다르지 않다. 살면서 오는 감정이 원초적인 힘을 자신도 모르게 발휘시킨다. 이성으로 통제도 하면서 본능에서 나오는 살아가겠다는 자세가 삶을 지탱하게 만든다. 갈망은 분명한 것이지만 때로는 흔들리고 다시 다잡는 반복이 있다. 당신은 무엇을 받아들이고 어떤 걸 버려야 할까.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무엇이란 말인가. 연속적인 물음은 작가가 조각으로 묻는 것이기도 하다.

 

 

그 자리_616x816x105cm_아크릴 acrylic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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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105-이원경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