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 展

 

해 시계(day and night)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23. 12. 15(금) ▶ 2024. 1. 17(수)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 48-1, 2층 | T.02-797-7893

 

www.willingndealing.org

 

 

연 날리는 해 질 녘의 한강 The Han River at Sunset with a Kite Flying_

Watercolor on canvas_193.9x130.3cm_2023

 

 

해 시계(day and night)를 준비하며…

첫 개인전 ≪Thickness of Pictures≫(2022)에서 ‘이해’함으로써 ‘감상’할 수 있는 그림을 제시하려고 했었다. 여기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다. 완결된 시점에서는 그림이 그려진 원리라고 볼 수도 있겠다. [커버(uncover)] 시리즈가 그 점을 잘 설명해 주는 작업군이다. 2023년에 새로 제작한 작업들은 거기서 이어진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하였지만, 달라진 점이 있어서 [커버2(uncover2)]라고 부르겠다.

크게는 그릴 이미지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고 그로 인해 그리는 방법에 세부적인 차이가 생겼다. 2021-22년에는 ‘장소의 이동’에 방점이 찍힌 사진을 골랐다. 공공장소를 돌아다니며 마주하는 장면에서 느끼곤 하는 익숙하면서 낯선 감각을 가진 사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2023년에는 ‘시간의 이동’에 방점이 찍힌 사진을 골랐다. 특정 시간대를 암시하는 사진을 고르려고 했다. (여기서 시간은 자전과 공전에 따른 하루와 계절의 변화이다) 그러다 보니 주로 실외 풍경 사진에 눈이 가게 되었고, 그중에서도 시간에 관한 힌트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을 찾게 되었다. 이렇게 실내 풍경 속 사물과 인공조명을 재현하던 그리기의 과정이 자연물과 자연광을 재현하는 그리기의 과정으로 바뀌었다.

2020년에 그린 은행나무 그림들에 [공기 속의 사물]이라는 시리즈 명을 붙였다.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는 색을 가진 은행나무 잎과 그 시공간을 담고 있는 초가을에서 늦가을까지의 시간대가 보여주는 빛의 색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기법을 시도해 보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어설프게 마무리된 듯하다. 그 직후 시선을 ‘사물인 것’으로 좁혀서 커버 시리즈를 그렸고, 다시 ‘공기(풍경)인 것’을 다뤄보고자 [커버2(uncover2)]를 작업하며 은행나무 그림을 떠올렸다. 동력 없이 작동하는 해시계라는 물체와 구멍 뚫린 상자에 빛이 들면 시간을 멈추게 만드는 카메라를 연결 지어 생각해 보았다. 정지해 있으면서도 움직이는 사물을 그림이라고 생각하는데, 해와 시계라는 단어로 그런 비유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전시명을 ≪해 시계(day and night)≫라고 지었다.

 

 

눈 오는 날의 우체국 A Post Office on a Snowy Day_Watercolor on canvas_97x145.5cm_2023

 

 

시내의 빌보드와 전광판 Billboard in the City_Watercolor on canvas_193.9x130.3cm_2023

 

 

모퉁이 슈퍼 A Corner Supermarket_Watercolor, acrylic on canvas_130.3x89.4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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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1215-김혜원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