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택 展

 

기억이 머무는 자리

Where my memories remained

 

 

 

 

 

2023. 12. 4(월) ▶ 2023. 12. 9(토)

* 매주 일요일 휴관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로 282-36 | T.0507-1355-6651

 

 

a beautiful memory (아름다운 기억)_90.9x91cm_Oil on canvas_2023

 

 

기억이 머무는 자리

Where my memories remained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는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이듯이, 예술에 있어 자유란 어떠한 형식과 장르, 사조, 사상, 평론,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진행 되어져야 한다. 나를 구속하지 않는 새로운 작품의 변화를 주기란 쉽지 않다. 아마도 작가로서 그 자유로움의 책임 때문일 것이다. 작품 한 점 한 점의 모든 책임은 올 곧이 나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a beautiful memory (아름다운 기억)_53x45.5cm_Oil on canvas_2023

 

 

지금 얘기하고자 하는 이전의 기억은 생각나지 않는다.

어릴 적 도시의 외곽에서 자랐다. 나는 홀로 집에 있을 때 담장 위에 새들이 앉아 놀며 재잘 거리는 모습을 종종 본 적이 있었다. 집 앞 뜰엔 대추나무와 감나무, 매화나무가 있었다. 뒤 뜰에는 십여 그루의 감나무들이 있었다.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는 자연석 십여 개의 돌계단이 상당히 높게 느껴졌으며, 어린 나이에 힘들게 올라와야 집 마당에 들어설 수 있었다. 지대가 높은 집 뜰에서 대문 쪽 아래를 내려다보면 저 아래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면 자동차는 다닐 수 없는 좁은 길이다. 그 길을 지나치던 비구니 스님은 나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이뻐해 주셨던 기억이 있다. 가끔은 사탕 같은 먹을 것을 받은 적도 있었다. 뭐라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스님을 종종 만난 적이 있다. 아마도 그 스님은 산 중턱에 있는 절을 향해 가고 있었을 것이다. 부엌 앞 마당엔 장독대가 있었는데 무척 큰 장독과 단지들이 있었다. 나는 장독대에는 관심은 없었다. 그냥 매일 눈에 보이기에 기억이 생생하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있을 때는 평온했고, 때로는 심심했다. 어릴 적 나는 무척 조용한 성격이었으며, 혼자 놀기 좋아했다. 어디선가 어머니는 나를 관찰 하면서 볼일을 보고 계셨을 것이다. 마루에 걸터앉아 집안 뜰을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특히 담장 위 새들의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흥미로웠고, 시간 가는 것을 몰랐다.

나에게 좋은 기억이고, 행복한 기억들이다.

아마도 나의 작품은 어릴 적 그 집에서 바라보던 풍경들의 정서가 배어 나온 듯싶다.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 자리)_53x45.5cm_Oil on canvas_2023

 

 

대학을 졸업하고 험난한 작가의 길을 걸을 때 다양한 그림을 그렸다. 80년대 초에는 ‘의식된 상황’이라는 주제로, 시대적 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표현하려 했다. 패널 표면에 물감을 바르고 긁어내는 스크래치 작업을 했고, 90년대부터는 패널에 무늬목을 접합시켜 페인팅한 작품들이다. 은밀한 암시를 이중적 구조화면과 반복적 배치를 통한 메시지를 나타내었으며 ‘의식된 상황’이란 주제로 작업하였다. 그러한 작품으로 공모전에 대상도 받았다.

 

그 후 작품 보존의 중요성을 느끼며 캔버스에 유화물감을 사용하며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남과 다른 작품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작품의 소재, 표현 방법, 재료의 활용 방법, 등을 고민한 끝에 콤프레샤를 사용하게 되었고, 사실적으로 표현하였으며 자연에서 모티브를 찾게 되었다. 돌담 위의 새와 돌에 이끼, 사소한 풀 한 포기, 썩은 나뭇가지 하나에도 자연의 이치가 있듯이, 하찮게 보이는 자연을 부각, 그 대상들 속에 숨어있는 숭고한 세월의 흔적과 깊이를 표현하려 했다. 담장 위의 새를 소재로 작업한, 많은 그림 들을 보고, 나는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정서와 향수를 나도 의식하지 못한 채 표현했음을 알았다.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 자리)_116.7x91.0cm_Oil on canvas_2022

 

 

나는 꽃을 좋아하지 않았다.

꽃의 화려함이 부담스러웠으며, 아름다운 꽃의 시들어 가는 추한 모습도 싫었다. 꽃은 나의 작업에 모티브로 삼고자 함은 전혀 고려해 보지 않았다. 2010년 봄에 소재를 찾던 중 처음으로 매화, 꽃을 보게 되었다. 다른 소재를 못 찾아서 일 것이다.

작은 매화, 꽃을 앵글에 담고, 컴퓨터로 확대하여 보았을 때 내가 그동안 몰랐던 작은 매화, 꽃에 마블링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색과 야무진 꽃받침, 어린아이의 살결 같은 보드라움과 깨끗함, 영롱함이 마치 투명한 진주를 보는 듯한 아침이슬을 보았다. 나는 매화, 꽃을 사랑하게 되었다. 매화는 희망찬 봄의 전령이며 고매한 인간 정신의 상징이고, 동양에서 사군자의 으뜸으로 치는 꽃이다. 그 외 수많은 매화에 얽힌 주옥같은 글들이 고서를 막론하고 많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물론 그러한 의미를 부여함도 중요하지만, 나는 문인화의 정서를 접목하여 서양화의 조형을 새롭게 교감하고 탐색하려 했으며, 동양적 정신과 서양적 기법을 접목, 시킨 현대적 새로운 조형 표현을 모색하였다. 표현 대상의 겉으로 드러남보다 매화, 꽃 내면에 감춰진 본질과 상징을 함축적으로 담아 내보고 싶었다. 우리는 눈앞에 있는 매화, 꽃을 보면서 매화의 상징성 만을 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후 나는 ‘아침이슬’ 시리즈로 10여 년 작업을 했다.

 

 

object_72.7x60.6cm_Oil on canvas_2023

 

 

같은 작업을 계속하는 것은 그것에 분명한 매력이 있어서 일 것이다. 아니면 찾는 무엇을 못 찾아서, 그도 아니면 매너리즘에 빠져서 일 수도 있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나는 위 세 가지를 다 느껴 봤다. 지난 2022년 대전시립미술관 개인전 후로 변화를 추구하려 노력한다. 예술이 노력한다고 쉽게 변하는 건가? 쉽지 않다. 지금도 머리를 쥐어짜며 몸부림치고,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만족과 후회와 같은 불협화음, 이중적 애매모호함,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지점을 찾아보려 한다. 일단 벌려놓고, 도전해 보고, 또 고민하고, 꽉 찬 하루하루 작업을 한다. 무엇이 되든 나는 만족하고 또 후회하는 그러한 이중적 삶을 살자. 그것이 작가의 삶이 아닌가? 2023년 12월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날에 나를 뒤돌아본다.

 

 

Where my memories remained (기억이 머무는 자리)_116.7x91cm_Oil on canvas_2021

 

 

Where my memories remained(기억이 머무는 자리)_162.1x130.3cm_Oil on canvas_2020

 

 

object_72.7x60.6cm_Oil on canvas_2023

 

 

 

 

 
 

김기택 | 金基澤

 

충남고등학교졸업 |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 충북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 20회 | 2023 김기택 개인전, 갤러리 숨, 대전 | 2022 대전미술 초대작가상 수상작가전, 대전시립미술관 | 2022 Vidi Gallery 초대전 (The Colors of Our Seasons), 서울 | 2020 갤러리 위즈아츠 초대전, 대구 | 2017 비디갤러리 초대 개인전, 서울 | 2016 장은선갤러리 초대 개인전, 서울 | 2014 제11회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수상작가전, 대전시립미술관 | 2013 캐피탈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13 장은선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13 모리스 갤러리 초대전, 대전 | 2011 장은선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08 스기 갤러리 초대전, 일본 아키타 | 2008 소호 갤러리 초대전, 대전 | 2008 르씨엘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07 Open Gallery 초대전, 미국 New York Long Island | 2006 스기 갤러리 초대전, 일본 아키타 | 2005 스기 갤러리 초대전, 일본 아키타 | 2004 아토리온 전시장 개인전, 일본 아키타 시립미술관 | 1999 한림 갤러리 개인전, 대전 | 1994 인데코 화랑 개인전, 서울

 

아트페어 참가 개인부스전 | 2022 KIAF PLUS-SETEC | 2018 안산아트-안산문화예술의전당 | 2018,2019 광주아트-김대중 컨벤션센터 | 2018,2019 아트경주-경주화백컨벤션센터 | 2018,2019 부산바마(BAMA)-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벡스코) | 2018 ‘꽃피는 봄이오면’아트페어초대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 | 2018,2019 아트부산-부산국제아트페어(벡스코) | 2017,2021 대전국제아트쇼(대전무역전시관) | 2016 한국구상대제전(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2013 한국구상대제전(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2012 서울미술관 기획 “한국미술의 이상과 현실”전(서울 인사동 서울미술관) | 2010 KSAF 참가(서울 무역전시관 컨벤션 센터 SETEC) | 2007 중국 서안(중국 서안 섬서성 미술 박물관 3전시실) | 2006 중국 산동성(중국 산동성 위해시 국제 전시 센터) | 2002 충북 아트페어 부스 전(청주 예술의 전당)

 

단체전 다수

 

수상 | 2022 대전미술협회 공로상 수상(한국미술협회 대전지부) | 2022 대전미술 초대작가상 수상(대전광역시 시장상) | 2013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대전광역시 시장상(대전시, 중도일보, 대전시립미술관 주관) | 1992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대상”(대전시립미술관- 소장)

 

심사위원 운영위원 | 2023 대한민국 여성미술 공모전(수채화 부문), 대전서구문화원 | 2023 충남문화재단 충남 지역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심사위원 | 2022 <사> 목우회 공모전 심사위원(수채화 부문) | 2022 보훈미술대전 운영위원(서양화 부문), 육군본부 | 2022 국세청 청소년 세금 포스터 작품공모 심사위원, 국세청 | 2021 보훈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부문), 육군본부 | 2020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 2020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심사위원(수채화 부문), 대전 서구청 | 2018 충청북도 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부문) | 2017 공무원 미술대전 심사위원 (서양화 부문) | 2017 세종시 복사꽃축제 어린이 미술실기대회 심사위원, 세종 | 2013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서양화 구상 부분) | 2009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구상 부분) | 2009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운영위원(서양화 구상 부분) | 2005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구상 부분) | 2002 대전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수채 부분) | 2009 충남 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 2008 대전보문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 2007 신사임당 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 2007 계룡 미술대전 심사위원(서양화) | 2007 경기도 미술대전 운영위원(서양화) | 2004 대한민국 수채화 전람회 운영위원, 서울 | 2004 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서울 | 2003 관악 현대미술대전 운영위원(2003)

 

현재(2023) | 한국미술협회 (법인)부이사장 2021~현재 | 대전미협 서양화분과 위원장 2020~2021 | 대전구상작가협회 회장 2019~2021 | 충북교육청 중등교사 퇴직 1988,3, 26,~ 2019,2,28, (31년) | 한국미술협회 서양화 구상분과 운영이사 2012~2015 | 대전구상작가협회 1995~현재 | 대전수채화협회 2000~2009 | 한국미술협회 본부 서양화분과 이사 2007~2009 | 대전미술협회 서양화분과 이사 2008~2009 | 목우회 | 배재대 출강 2008~2009 | 충북대 평생교육원 서양화 출강 2002~현재 | 목원대 출강 2002~2006 | 옥천미술협회 회장 2007~2009 | 일본 스기갤러리 전속작가 2004~2009現在休展 | 미국 N.Y Open Gallery 전속작가 2007~2009 | 충북대 출강 2009~2011 | 충남대 대학원 출강 2010~

 

작품소장처 | 광주광역시(광주아트페어 조직위)-아침이슬 30호 변형(100x50cm) 2019년 作 | 과천국립현대미술관(ART BANK)-새, 100호 F Oil on Canvas, 1995년 作 | 과천국립현대미술관(ART BANK)- 아침이슬, 50호 F, Oil on Canvas, 2005년 作 | 대전시립미술관-아침이슬, 100호 F, Oil on Canvas, 2012년 作 | 대전 시립미술관-의식된 상황, 100호 F, Oil on Canvas, 1992년 大田 美術展 대상 作 | 충북 영동검찰청- 제목 : 또 다른 시각, 100호 F, Oil on Canvas, 2006년 作 | 대전 유성웰니스재활전문병원-50호 F Where my memories remained | 기억이 머무는 자리, Oil on canvas- 2019作 | 부산 해군호텔 10호 2점

 

Residency | 2004-2010 sun gallery Akita, Japan, Artist Exclusive to | 2004-2008 Long Island Open Gallery, New York, USA

 

TV방영 | 2011 충북 KBS1 ‘문화 현장’ 7월 17일 오전 8시 30분 (14분 방영) | 2011 서울 MBC 전국 방송 9시 뉴스 3월26일 장은선갤러리 전시 | 2014 서울 KBS1(네트워크) 전국 방송 ‘문화 산책’ | 8월 27일 밤 12시 30분 (12분 방영) | 2014 충북 KBS1 ‘문화 현장’ 11월 1일(토) 밤 11시 30분 (12분) | 2014 대전 MBC “아침이 좋다.” 방영 8월29일(금) 오전 8시 이동훈미술상 특별상 전시

 

김기택갤러리 | https://blog.naver.com/kimktart

Instagram | https://www.instagram.com/kimk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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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 kimkt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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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1204-김기택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