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르 展

 

ㄱIRO(기로)에 앞서

 

토끼와연인들_Lapinsetfemmes_90.9×72.7cm_나무판에과슈_2020

 

 

갤러리 도스

 

2023. 11. 22(수) ▶ 2023. 11. 28(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층) | T.02-737-4678

 

https://gallerydos.com

 

 

인정하다 2_45.5x27.5cm_캔버스에 과슈&아크릴릭_2023

 

 

‘자아를 찾아 떠나는 여행’. 얼마나 뻔하고 진부한 말인가. 하지만 이 ‘자아’가 작가만의 자아가 아니라 관람자에게도 해당하는 자아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나는 평소에 로우 아트(Low Art)와 하이 아트(High Art), 즉 일러스트레이션과 회화의 경계선을 지워보려 노력해왔다. 그렇기에 출판, 일러스트, 게임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 회화를 노출시키는 데에 집중했고 말이다.

대학에 와서 접한 예술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막상 20대 초반까지 나에게 닿은 것은 애니메이션 정도였던 것이다. 예술의 빈부격차를 그 때 느꼈다.
그 점에서 착안하여 대중에게 익숙한, 애니메이션에서 나올 법한 인물들로 인간의 감정 중 ‘상실’, ‘부재’ 와 같은 감정들을 그려낸다. 그렇다고 그 경계선을 지우기 위해 희생하는 정치가는 사절이다. 그 중간 지점에 머무르며 양 측 향유자들의 폭을 넓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인정하다 1_53.0x65.0cm_캔버스에 과슈&아크릴릭_2023

 

 

이번 전시는 게임이라는 매체로, 지금까지의 스토리텔링 대통합을 위한 사전연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특정 인물들이 반복하여 등장하고, 성장하고, 시간이 흐른 모습을 회화로 그려냈으나, 이는 어찌 보면 단편적이고 접근성 면에서도 단지 ‘회화’에 그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락을 더해보면 어떨까. 요즘 체험형 전시가 아무리 인기라지만, 그건 마음 속에 남는다기보다는, 소원을 적고 떠나보내고 잊어버리는 순간적인 유흥에 불과하다.

게임은 자신이 직접 고난에 도전하여 성취감을 느끼는 오락이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오락을 즐겨왔다. 땅따먹기, 공기놀이, 얼음땡… 우리는 유년시절을 그리워하지만 그렇다고 놀이터에서 뛰어놀지는 않는다. 단지 게임을 할 뿐.
게임이라는 형태를 고안하게 된 지는 3년이 넘었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1인 창작자가 개발해내기 쉬운 형태였다지만, 예술에 의해 이용되는 기술로서 게임이 이용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락으로서 행위예술이 이용되었듯 말이다.
스토리, 캐릭터 설정, 세계관 설정, 맵 설정 등 관련서적을 읽고 그 정보들로 나를 발전시키는 연구가 먼저 필요했다. 게임의 플레이 영상을 틀어놓고 어떤 식으로 제작될지 지켜볼 수 있게 하였다.

이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굵직한 이야기들을 모아보고, 등장인물을 정리해보는 격의 전시이다. 인물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어떤 감정에 허덕이는지 말이다. 아직도 나는 예술을 유흥화하는데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시선이 있을까, 잠에서 번뜩 깨버리고 만다. 결과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내 삶에서는 그랬으니까. 이 시도가 나를 더 발전시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S를 찾아서 Ⅱ Finding S Ⅱ_130×120cm_장지에 채색_2019

 

 

S를 찾아서Ⅰ FindingSⅠ_65.1×53cm_나무판에 과슈_2019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31122-남수르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