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운 展

 

거기 있다

 

 

 

GALLERY DOS

 

2023. 7. 19(수) ▶ 2023. 7. 24(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02-737-4678

 

https://gallerydos.com

 

 

Angelina_Oil on Linen, wood frame_134.3(h) x 166.1(l) x 4(d) cm_2023

 

 

7월 19일부터 24일까지 갤러리 도스에서 회화 작품으로는 12년 만에 열리는 김여운 작가의 개인전 <거기 있다>는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화려한 시각 경험을 배제한 색다른 전시이다. 언뜻 전시장이 텅 비어 보이는 것은 작가의 의도된 바이다. 작품 화면의 대부분이 비워져있고 한 부분에 아주 작은 풀이 밀도 높게 그려져 있는데, 작가가 작품에서 가장 그리고자 한 것은 화면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캔버스 너머로 뻗어내린 식물의 뿌리이다. 작품 속 풀들은 작가가 직접 발견한 것으로, 보도블럭과 아스팔트 사이에서 누구도 바라지 않은 싹을 틔운 이름 모를 들풀들이다. 작품은 실제 사이즈에 가깝고 가까이서 관찰하지 않는 이상 작아서 잘 보이지 않으며, 원하는 관람객들에게는 관람시 돋보기가 제공된다. 풀들이 이겨낸 역경마저도 크기 만큼이나 별볼일 없고 무의미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그들만의 역경을 딛고 거기 있다.

아무리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꽃이라도 뿌리가 없으면 더이상 살 수 없다고 작가는 말한다. 반면 뿌리가 있다면 첫번째 꽃을 피우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꽃이라는 결과가 아니라 피고 지는 삶의 과정을 즐길 수 있다. 현대인들은 SNS를 통해 타인에게 보여지는 것, 혹은 타인이 나에게 바라는 것과 같은 각종 사회의 틀과 타인의 기대치 속에서 살고 있다. 넘쳐나는 이미지들 속에 “나”는 없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작가는 활짝 피운 예쁜 꽃보다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삶이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찾는 일이라고. 어느 정도의 시간 뒤에는 자라나서 비어있는 캔버스를 가득 채울 강인한 생명력을 품은 작품 속의 풀들은 나이자 너라고,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의 공감과 호응을 얻어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전시에는 회화 작품들과 식물들이 살아있음을 심장소리로 표현한 사운드 그리고 설치 작품 1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Sophie_Oil on Linen, wood frame_37.9(l) x 30.4(h) x 2.9(d)cm_2023

 

 

Three Poles_Gesso and acrylic on wood poles, jute rope 3 poles_165x8cm each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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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719-김여운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