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미아트스페이스 기획

홍일화 초대展

 

잡초, 숲의 시작 展

홍일화 그림에 한서형 향기를 입히다

 

 

 

올미아트스페이스

 

2023. 2. 1(수) ▶ 2023. 2. 28(화)

Opening 2023. 2. 1(수) pm 5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51 | T.02-733-2002

 

www.allmeartspace.com

 

 

Ricinus 1125_46x55cm_oil on canvas_2022

 

 

제 5장  싸우는 식물

 

인간이 우리의 땅을 빼앗은 것처럼 우리도 인간의 땅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 놓자. 천이를 하는 거야. 다시 숲으로 만드는 거야. "하지만 우리가 인간의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너무 느려" " 느리지만 이미 많은 준비가 되어 있어." "어떻게?" "인간이 부르는 표현으로 잡초의 씨는 모든 땅에 어마어마하게 자리 잡고 있어"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를 금방 제거하고 말거야.",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수적으로 우리가 훨씬 앞서 있어. 그리고 가시덤불과 가시식물로 먼저 시작을 하자. 만지면 독을 퍼트리는 식물도 같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먼저 사용하는 거야."

"서양메꽃처럼 땅속에 뿌리를 잔뜩 퍼트려 얽히고설켜 촘촘하면서 최대한 넓게, 그리고 하트 모양의 다양한 색상의 사랑초로 유혹을 해봐. 그 아래에 작은 괭이밥으로 퍼트리면 흙 속부터 땅 위까지 3중으로 탄탄한 토대를 만들 수 있잖아. 그리고 나팔꽃은 벽을 타고 올라가서 다른 식물이 쫓아갈 수 있게 수직 공간을 만들어줘. 최대한 많을 꽃들을 피워서 인간을 유혹해줘. 인간은 꽃을 본인들의 장식물로만 생각하지 번식을 위한 생식기라고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으니까. 안다고 해도 부정을 하지.  우리가 인간으로부터 공격을 덜 받으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꽃이야. 예쁘게 방심하게 만드는 거야. 2중, 3중으로 튼튼하게 방어벽을 만들자. 뜯어내고 잘라도 끊임없이 버틸 수 있도록 질리도록 해보자. 칡과 환삼덩굴, 가시박은 인적이 드문 곳 위주로 영역을 확장해줘. 비록 우리의 시간이 인간의 시간보다 느리긴 하지만 인내를 가지고 더 먼 앞을 내다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우리가 자리를 잡으면 곤충과 새, 동물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곤충은 인간보다 빠르며 작아서 어디든 침투하기 좋잖아. 그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인간은 겁을 먹으며 도망을 가더라고. 이렇게 점차적으로 하다보면 사람들은 섬을 떠나 육지로 갈거야. 육지를 완전히 숲으로 만들 수 없지만 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Salvia 0923_46x55cm_oil on canvas_2022

 

 

그럼 가야는 뭘 도와줄 수 있어? 가야는 인간의 모습으로 사람들의 마을로 가 줘. 사람들에게 식물의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해 주면서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점점 더 모아 줘. 어쩌면 가야의 역할이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일이야. 공존에 대한 설명이고 설득이잖아. 원래 인간도 자연 속에서 살았는데 지금은 그 사는 방법을 다 잊어버렸잖아. 본인들이 편하다고 이상한 돌덩어리 상자들 속에 갇혀 살면서…  우리의 영역을 확장해 보자. 천천히... 길게...

 

계절부터 혼동을 주자.

인간들이 규정하고 정한 틀부터 바꿔 보자. 혼돈이 살 길이야.

구절초, 쑥부쟁이, 원평소국, 러시안 세이지, 개여뀌, 큰꿩의 비름, 사리풀들은 뭉쳐서 최대한 꽃을 많이 피워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줘.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릴 수 있게

라벤더, 로즈마리, 바질, 민트, 타임, 깻잎, 파, 부추, 방아잎들은 사람들에게 중요한 식재료로 인간의 정원 속에 자리를 잡아. 잎을 꺽고 자르기는 해도 소중하게 관리해줄테니까 너무 겁먹지는 말고

모든 나무들은 다른 식물들이 자리를 만들어 줄 때까지 숲에서 기다려주자.

이렇게 식물들은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가야는 어떻게 마을로 들어가서 살아? 마을로 들어간다고 사람들이 다 받아주나? 그건 할 수 있을거야. 가야는 어린이 모습으로 숲에서 기다리면 돼. 숲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그들이 잘 다니는 길에서 식물들과 놀고 있으면 사람들이 가야를 마을로 데리고 갈거야. 착한 사람들이고 우리를 도와 줄 사람들이라고 난 알고 있어. 가야는 모든 동,식물의 언어를 할 줄 알잖아. 그리고 강인하고 하지만 반대로 행동하자. 인간의 보살핌을 받아 성장하는 것처럼, 그래야 더 많은 관심과 정성을 들여 애정을 쏟을 거야. 단지 숲에서 발견되었으니 식물에 대해 많이 아는 식물 천재 아이 어때? 그래야 식물의 좋은 점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잖아. 식물천재아이 좋은데. 사랑받는 가야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해서 숲을 지키려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들어줘. 우리를 위해 대신 싸워 줄 사람들을. 자연의 언어를 알려줘. 숲에 자주 오면서 소식도 전해 주고...

 

 

Nicotiana Alata 0926_46x55cm_oil on canvas_2022

 

 

가야는 예상대로 아이를 가지고 싶어하던 40대 부부들에 의해 마을로 들어갈 수 있었고 새로운 환경 속에서 숲의 사랑이 아닌 인간의 사랑을 받으며 그 사회에 적응이 되었다. 숲에서 동물들과 막 뛰놀던 행동에 대해서는 많은 제약을 받기는 했지만 설득을 위한 인간의 언어를 차곡차곡 습득해갔다.

 

이러면 우리의 계획은 다 준비된 거 같아. 더 부족하거나 추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면 지금 얘기해줘. 한번 더 강조하지만 인간이 계절을 혼돈하게 꽃을 피워 씨를 뿌리자. 가능한 많이 그리고 멀리.

더 이상 요구가 없으면 서양메꽃과 칡부터 땅 속으로 마을로 진입해줘. 산조풀, 양미역취, 억새풀, 메귀리, 대만나리들은 사람들 발길이 적은 넓은 들판에 자리를 잡아줘.

세포아풀과 뚝새풀, 강피, 소리쟁이, 괭이밥, 사랑초는 마을의 정원과 공터에 있는 잔디밭에서 잔디와 같이 자리를 잡아 주고 민들레와 강아지풀, 돼지풀, 닭의 장풀, 큰개불알풀, 개망초, 별꽃, 서양등꼴나물, 개여뀌, 감국, 코스모스, 광대나물, 제비꽃들은 길가의 보도블록이나 아스팔트에 조금의 흙이라도 보이면 그곳에 자리를 잡아 영역을 확장해 주고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풍매화, 곤충을 이용하는 충매화, 조매화, 수매화도 각자의 이동방법으로 움직여 주고 도깨비바늘, 잔득차르 쇠무릎, 가막사리, 도꼬마리, 가막사리들은 숲을 산책하는 사람이나 동물들의 옷이나 신발, 털에 붙어 마을로 이동해 주고…

 

 

Thistle 1125_46x55cm_oil on canvas_2022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어. 이 점을 활용하자.

땅과 하늘과 바람과 비 자연은 우리쪽이야. 인간의 편협함과 교만함을 이용하면 돼. 우선 잡초들은 자리잡기부터 시작하자.  우리 스스로 노력해보고 만약에 안된다고 결정이 나면 그때 하늘과 땅에 도움을 요청해도 되니까 가 보자.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인간을 없애자는 건 절대 아니야. 자연에서 살아가는 모든 동식물들은 가족이야. 영원을 꿈꾸는 가족. 잘 가꾸고 보살펴 주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어.

우리의 땅을 돌려 받고 그 속에 인간이 다른 동물처럼 같이 사는 방법을 알려 주는 거야. 우리의 품안에서 사는 방법을 일깨워 주자고. 새로운 공생을…

 

자연의 계획은 그럴싸 했다. 풀을 뽑거나 자른다고 생각할 때까지는…

 

 

Achillea 1119_46x55cm_oil on canvas_2022

 

 

Begonia Maculata 1123_46x55cm_oil on canvas_2022

 

 

Leonurus 1124_46x55cm_oil on canvas_2022

 

 

 

 

 
 

홍일화

 

2003 Ecole des Beaux-Arts 졸업 | 석사 (DNSEP- Diplôme National Supérieur d'Expression Plastique)

 

개인전 | 2023 | 43rd <<잡초, 숲의 시작>> 올미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 2022 | 42nd <<Epine>> ArtsKoco 갤러리, (룩셈부르크) | 41st <<Our Nature>>  에스빠스 이카르, 이씨 레 물리노 (프랑스) | 40th <<Forest XR>> 갤러리 XR, 서울 (한국) | 39th <<Epine>> 갤러리 마리, 서울 (한국) | 38th <<상응>> 갤러리 예동, 부산 (한국) | 2021 | 37th <<가시덤불>> 폴스타아트 갤러리, 서울 (한국) | 36th <<가시숲>> 영선갤러리, 수원 (한국) | 35th <<Deep face>> 아트랩와산, 제주(한국) | 2020 | 34rd <<Human & Nature>> 쉼박물관, 서울 (한국) | 33rd <<Into the forest>> 올미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 32nd <<Hongilhwa>> 옹기아트홀, 서울 (한국) | 31st <<숲>> 에스빠스 리좀, 창원 (한국) | 30th <<Ephemeral Landscape>> 갤러리 마리, 서울 (한국) | 2019 | 29th <<Elle GOT>> 인터와이어드 스튜디오스, 서울 (한국) | 28th <<곶자왈 속 해녀>> 제주조각공원, 제주도 (한국) | 2018 | 27th <<Madame>> 갤러리 담, 서울 (한국) | 26th 라 메죵 데 쟈르 , 바르까레스 (프랑스) | 25th << Real>> 어반 앨리스 뮤제, 서울 (한국) | 24th << The Mask>> 갤러리 예동, 부산 (한국) | 2017 | 23rd <<망상>>  갤러리 클루, LA (미국) | 22nd <<스키마>> 영선갤러리, 수원 (한국) | 2015 | 21st <<페르소나>> 갤러리 케로만, 로리앙 (프랑스) | 20th <<담 다뚜르>> 갤러리 89, 파리 (프랑스) | 2014 | 19th << 미.추.미>> 갤러리 예동, 부산 (한국) | 18th 라 메죵 데 쟈르 , 바르까레스 (프랑스) | 17th <<익숙한 초상>> 갤러리 담, 서울 (한국) | 2013 | 16th <<익숙한 풍경>> 갤러리 들로름, 파리 (프랑스) | 2012 | 15th <<기억의 역사>> 갤러리 썽 농, 브뤽쎌 (벨기에) | 2011 | 14th <<노이즈 마케팅>> 갤러리 세줄, 서울 (한국) | 13th <<Freaks, Frac>> 쎄쏭 쎄비니에 문화원, 쎄쏭 쎄비니에 (프랑스) | 12th <<Up Flowers>> 넷 플러스 갤러리, 쎄쏭 쎄비니에 (프랑스) | 2010 | 11th 사야갤러리, 대구 (한국) | 2009 | 10th 갤러리 89, 파리 (프랑스) | 2008 | 9th <<Booming>> 아들레르 갤러리, 파리 (프랑스) | 8th 우림갤러리, 서울 (한국) | 7th 갤러리 담, 서울 (한국) | 6th 대안공간 미끌, 서울 (한국) | 2007 | 5th <<미>>  콜롬비에 문화원, 렌 (프랑스) | 4th <<여인들>> 갤러리 프레지디알, 깽뻬를레 (프랑스) | 3rd 프랑수와 1세 갤러리, 오비니 쉬르 네르 (프랑스) | 2006 | 2nd 갤러리 Fibres Libres, 렁베네졍 (프랑스) | 1st 갤러리 IUFM, 반느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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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201-홍일화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