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송 展

 

심연의 저편

beyond the abyss

 

잠식당할 곳 #2_리넨에 유채_162.2x130.3cm_2022

 

 

갤러리 도올

Gallery Doll

 

2022. 10. 7(금) ▶ 2022. 10. 23(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87 | T.02-739-1405

 

www.gallerydoll.com

 

 

통제_리넨에 유채_130.3x260.6cm_2020

 

 

공간의 주체는 그곳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있다. 공간은 그들의 감각과 경험으로 무한한 변화를 반복하며,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우리는 자신이 속해있는 공간 속에 삶의 의미를 끊임없이 탐색한다. 이는 복잡하고 흔들리는 감정 속에서 캔버스의 틀에 보다 진실한 이미지를 그리기 위한 행위와도 유사하다. 영화에서 공간 연출로 주인공의 심리를 극대화하듯, 본인에게 공간은 불안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한다. 불안은 늘 가까이 존재하며 미로 속 보이지 않는 출구를 찾는 미스터리적 관점에서 보면 흥미롭다.

화면 속에 상징적 오브제들을 배치하거나 서로 무관한 공간들을 중첩, 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초현실적 풍경을 표현한다. 불특정 오브제들의 나열은 그림 속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단서들로 시선을 머무르게 한다. 이는 심리적 직관으로 인위적 색채와 멈춰진 풍경으로 조작된 낯선 공간이다. 익숙한 관계가 일상의 질서를 벗어나 뜻하지 않은 장소에 놓임으로써 합리적인 의식을 초월한 세계가 전개된다. 자신 앞에 제시된 공간을 넘어 저편을 보려는 의지는 자아를 마주하는 공간으로 데려간다. 때로는 그곳은 불편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안식처를 만들고자 하는 삶의 원동력으로 작용하여 끊임없이 투쟁하는 일상의 모습과 비슷하다. 강렬한 색채, 단정한 구조물이 이를 대변하듯 평면에 담담히 그려진다.

 

 

뫼비우스_리넨에 유채_112.1x194cm_2022

 

 

우리는 마음의 공간을 들여다볼 여유를 갖지 않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곳을 거닐며 자신과 마주할 시간이 필요하다. 작품 속 공간을 응시하다 보면 관객의 상상력을 끌어내며 그들 자신만의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고 경험하길 기대한다.

- 심연을 들여다보기 위해서 눈을 감고 상상해본다.
그럼 벽의 온도, 공기의 무게, 소리의 질감, 바닥의 밀도가 스쳐 강렬하고 선명한 기억을 남긴다. 나는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경계의 선을 짓고 선명한 벽을 겹겹이 쌓는다.

- 가장 차가운 시간과 가장 뜨거운 심장을 팽팽하게 줄로 이어 중심을 잡아본다.
아슬했지만 지나고 보니 모두 아름다운 삶의 연속이었다.

 

 

오브제 - 나무_리넨에 유채_31.8x31.8cm_2022

 

 

오브제 - 푸른 물_리넨에 유채_31.8x31.8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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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1007-임채송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