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상 展

 

선선해유

 

몸짓_100x70cm_화선지의 채묵_2022

 

 

(인사아트센터 3층)

 

2022. 6. 22(수) ▶ 2022. 6. 27(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41-1, 3층 | T.02-725-0040

 

https://blog.naver.com/gj-gallery

 

 

몸짓_(73x33cm)x3_화선지의 채묵_2010

 

 

선 · 선 · 해 · 유(禪 · 線 · 解 · 遊)

 

어려서 화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아버지는 조선말기, 추사 김정희의 애제자로 스승에게 '동국 제일의 화가'로 칭찬받았던 소치 허련의 문인화 전통을 소치 허련의 손자인 남농 허건을 통해 계승한 화가였다.

문인화는 수묵을 주로 사용해 문기(文氣)를 생명처럼 표현하는 동양 전통의 회화로서 무엇보다 일필휘지의 먹선과 여백을 중시한다.

어려서부터 이런 문인화를 아버지에게 배우고, 산수자연을 찾아 사생하면서 일찍이 화가가 되었다. 그리고 채색을 주로 사용하는 요즘에도 여전히 문인화 정신은 나의 회화세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문인화의 중요성을 더욱 깊게 알게된 대학 시절부터 필묵으로 자연과 인물을 수 없이 사생하면서 한국 회화의 전통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특히 30년 넘게 매주 누드 드로잉을 하면서 아름다운 인체를 통한 수묵과 선, 색채, 여백에 대한 조형적 감각을 익히고, 정신적 표현을 위한 탐구를 심화하고 있다.

누드 수묵 드로잉은 삶의 흔적을 담아낸 나의 이야기다. 이를 통하여 반복된 일상일 수도 있지만, 늘 새롭고 새로움에 눈을 뜨게 된다.

드로잉은 일필휘지와 자유로운 필선이 특징이다. 크로키처럼 빠른 붓질로 대상의 형태를 신속하게 표현하고, 거기에 정신세계를 담아낸다.

굳이 대상을 꼭 닮게 표현하려 들지 않는다. 진정한 예술은 외형보다 내면세계의 표현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묵 누드 드로잉은 존재하고 느끼지만 보이지 않은 세계, 들리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의 소리를 표현 하는 일이다.

물론 이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들판에 자라는 야생초들이 소리 없이 움직이고, 바람이 불지만 바람의 자취를 볼 수 없듯이.

 

 

몸짓_74x47cm_화선지의 먹_2022

 

 

나에게 있어서 드로잉은 바람이다. 바람 따라 잡기를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거칠게 숨가픈 붓질로 움직인다.

보이지만 없는 것, 그리고 없음은 한자로 '無'(무)다. 중국 문화철학자인 양주대학(梁洲大學) 국학연구소의 방박(龐撲)가 쓴 '무에 대한 연구'에 말을 빌리면, 무란 이렇다.

첫째 무엇인가 있다가 없어지거나 잃게 되는 상실(亡), 둘째 아무것도 있지 아니한 절대적인 공무(空無), 셋째 실제로 있지만 없는 것처럼 느껴지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방박의 무에 대한 견해에 공감한다. 인체를 보고 쉼 없이 달리는 여정은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은 무와도 같다. 무가 무로 끝나자 않고, 노자에서 말하는 무위(無爲)고,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이형사신(以形寫神)과 전신사조(傳神寫照)이어야 함을 자문자답해본다.

수묵 누드 드로잉이 이러한 생각을 무엇보다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석도화론에서 예술이란 조형된 유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유형 속에 숨어있는 무형의 도다. 모든 형상의 예술이 일획으로 압축되므로 조형시원의 일획의 철리를 자각할 때 비로서 좋은 드로잉에 도달하게 된다.

석도화론에서 강조한 본다는 것은 다음의 세 단계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시(視)의 단계다. 이는 물리적인 단계로서 카메라 렌즈로 형상을 포착하는 객관적인 수준이다.

둘째, 견(見)의 단계다. 이는 학문적인 단계로서 견학이나 견문을 넓히는 논리적인 수준이다.

셋째, 관(觀)의 단계다. 이는 관념이나 관조라는 주관적이고 철학적인 수준이다.

작가는 주관적 창작 세계로 가야 한다. 시(視)의 단계에서는 정확한 사생을 하게 되고, 견(見)의 단계에서는 더욱 세련된 필치를 획득하여 그 순간부터 물상의 형사(形寫)보다 자유로운 입장이 되고, 관(觀)의 단계에 이르면 비로소 순수하게 감성과 감정이 유입된 예술작품로 승화될 것이다.

뜻깊은 이번 수묵 누드 드로잉 전에 좋은 글을 선물하고 동행해준 중학교동창인 수필가 백용, 고등학교 동창인 시인 양해관 두 친구에게 감사드린다.

 

관아헌(觀我軒)에서

 

 

몸짓_74x47cm_화선지의 먹_2022

 

 

몸짓_74x47cm_화선지의 채묵_2022

 

 

몸짓_130x320cm_화선지의 채묵_2022

 

 

몸짓_160x130cm_화선지의 채묵_2010

 

 

몸짓_204x100cm_화선지의 먹_2022

 

 

 

 

 
 

문인상 | Moon In Sang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조선대학교 대학원 졸업

 

개인전 | 24회 | 1992~2022 | 관훈갤러리 | 갤러리이콘 |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 서남미술관 | 공평아트센터 | 인사아트센터 | 롯데미술관 | 웅갤러리 | 서호미술관 | 아지오갤러리 | 노원문화예술회관 | 문갤러리 | 유디갤러리 | 그림손갤러리(서울) | M54갤러리(스위스 바젤) | 신세계미술관 | 제회갤러리(광주) | 나무갤러리(부산) | 올브갤러리 | 인사이트센터 G&J갤러리 등 각종 기획 및 초대전 1,000여 회

 

심사 및 운영위원 |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장 | 경기도미술대전, 광주광역시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대전광역시미술대전, 소사벌미술대전, 충남미술대전, 경향미술대전, 한국화대전, 단원미술대전, 전남미술대전, 호국미술대전, 농어촌관광사업, 예송미술관 심사위원 | 한성백제미술대전, 무등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고양아트페어 우수작가 선정위원 | 정수미 대전, 아시아프 심사위원, 강동문화재단 운영위원 등 역임

 

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 서울시립미술관 | 광주시립미술관 | 송은문화재단 | 삼성문화재단 | 추계예술대학교 | 송파문화원 | 삼능건설 | 해태크라운제과 | 타워펠리스 | 상명대박물관 | 이천월전미술관 | 뉴욕문화원 | 미술은행(국립현대미술관) | 파구청 | 태성건설 | 세움건설 등

 

현재 |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

 

Homepage | mooninsang.com

E-mail | insang200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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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622-문인상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