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혜 사진展

 

나목 裸木

 

 

 

갤러리 1898

 

2021. 3. 10(수) ▶ 2021. 3. 16(화)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 74, 명동성당 지하 1층

 

 

 

 

裸木(나목)

 

김정혜

 

매일 출근하듯 그리던 작은 숲에서 꿈꾸던 이야기.
늘 하얀 옷을 입었고, 숲에 일던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간다.
한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 자체가 삶의 행복인 듯 자연과 묻혀버리기도 하면서...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에 연둣빛 작은 잎으로 깨어나던 속삭임을 떠올린다.
환한 미소로 깨어 있는 듯 사잇길 섶으로 걸어가는 모습에서 너와 만난다.

재잘거림과 함께 들려오는 바람의 소리.
그 울림 속에 표출 되어진 하얀 나무숲 노래.
유년의 기억과 함께 생각나는 낯선 곳에서의 외로움...
그리고 매일 매일을 방랑하듯 헤매던 잃어버린
늙은 보헤미안의 슬픈 그리움까지 가슴에 담는다.

화사한 봄과 신록의 여름 황금빛 가을과 겨울의 하얀 그리움까지
꽃과 잎을 피우며 입고 벗기를 반복하는 벌거벗은 나무의 모습을
다중과 흘림을 자연과의 색감으로 대입시켜가며
회화적인 방법으로 표현을 하고 싶었다.

벌거벗고 다시 채워지고 나무의 꼿꼿함이 바람에 흡수되어 버린 모습에서
힘들고 나약해져가는 우리의 모습을 반추해 보고 싶었다.

나무의 모습에서 생과 사도 표현하고 싶었고,
나목 위에 새순이 돋아나고 자라나고 황금색으로 변하여 털어내는 모습은
겨울에서 봄을 위한 인고의 세월로도 비유되었다.

황금빛 세상만을 그리던 화려한 꿈을 위한 세월
이제는 마지막 가을의 모습을 뒤로하고 살아가는 인생사의 질곡처럼
무거운 짐 훨훨 벗어던지듯 철저히 혼자만의 시간과도 대비되는

 

裸木(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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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10310-김정혜 사진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