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우 展

 

   "Stay..."

 

untitled_227.3x145.5cm_oil on canvas_2017

 

 

인사아트스페이스 (구)가나아트스페이스

 

2017. 11. 22(수) ▶ 2017. 11. 27(월)

Opening 2017. 11. 22(수) pm 6.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 T.02-734-1333

 

www.insaartspace.com

 

 

untitled_162.2x112.1cm_oil on canvas_2017

 

 

무위(無爲)의 지평 너머로......

 

- 시간의 여백과 오래된 미래의 풍경 -

 

지평선이 테두리를 이룬 내 잔에서, 한잔 가득 우수에 찬 창공의 햇빛을 꿀꺽 마신다.

 -삐에르 샤쀠-

 

노마드로서 작가는 자연에 대한 무위적(無爲的) 응시와 공명(共鳴)으로 풍경화의 절대영토화를 탐구한다. ‘하늘은 영혼의 얼굴이다.’ 라고 작가노트에 쓰고 있다. 아득한 창공의 숨결과 시간의 여백에 빠져들기도 한지만 나지막한 대지의 숲과 산 아래 운무들을 마음의 표정과 영혼의 명함으로 해석하는 작가의 내면 풍경들은, 우수에 찬 존재자(여행자)의 고독과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다양한 감정의 하늘빛과 스스로 그냥 그곳에서 자라나 질서와 조화의 풍광을 만들어 내는, 나무들과 숲이 있는 벌판에 하늘빛을 반사하는 작은 호수들이나. 강물의 부드러운 침묵이 지평선을 향해 우리의 시선을 이끌어 준다.

 

벌판에 서있는 나무들과 먼 산들 너머, 보이는 현상의 한계점(소실점)에서 은근한 지평선이 하늘과 접속되며, 감추어진 존재의 이념을 예시하고 있다.

 

 

untitled_130.3x80.3cm_oil on canvas_2017

 

 

비무장지대(DMZ)를 재현한 작품에서 화면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넓은 하늘에 회색구름이 무겁게 덮혀 있고 지평선 가까이에만 밝게 열린 하늘과 저만큼 물러서 있는 벌판의 숲이 쓸쓸한 무인지대의 고적함에 휩싸여 있다.

냉전시대의 우울한 하늘 아래, 헤게모니의 틈새와 이데올로기의 함정에 빠져서, 동족끼리 겪었던 슬픈 전쟁의 상흔이 서려있는 곳, 그곳 DMZ의 풍경은 특별한 감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담고 있다.

분단의 벽을 허물고 화해와 통일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는 갈망의 빛을 표현하고 있다.

 

또 다른 러시아 풍경의 작품들도 작가의 회화적 감수성은 여전히 내밀화된 동질감으로서 공감되는 고독한 풍경의 서정성이 숙성되어 조응된다. 침착하고 차분한 중간채도의 색상으로 시각적 호소력을 갖고 있다.

 

광활한 땅 러시아에서 만난 기억속의 풍경들은 젊음의 여행길에서 체득된 신선한 자극과 미적 감동의 기질과 유목적 도전의 조형욕구 때문에 작품으로 재창조 되는 것이다. 6년 동안 러시아 레핀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서양화  전공과정을 마치며 터득한 탄탄한 데생실력은 물론이고 치밀한 구성력과 섬세한 밀도를 창출할 수 있는 기본기를 갖추었기 때문에, 작가의 손끝에서 다져지는 풍경들은 고밀도의 완성도를 위해, 지난한 작업과정을 인내하여 탄생된다. 하이퍼리얼리즘과는 성격이 다르며, 근접 묘사로 사물의 표피적 물성이나 미시적 침투력에 집착하기 보다는 넓은 시야에 들어오는 개괄적 풍경으로 마음의 대지와 정감어린 하늘빛 속에 그리움의 습기가 스미어 있다. 자아극복의 수행과도 같은 즐거운 고행의 서사를 그려내고 있다. 전통산수화의 웅장한 협곡이나 산과 물이 어울려 있고 수목과 숲이 있어 자연을 벗 삼는 초연한 선비의 덕목을 표현하는 관념산수화와 다른 자연합일의 리얼리티로 오히려 무아의 존재론적 시각으로 무명(無名)의 아름다움을 자연풍광 속에서 찾고 있다.

 

 

untitled_116.7x64.5cm_oil on canvas_2017

 

 

금욕적 필묵으로 양식화된 수묵산수화의 골법(骨法)이나 준법(皴法)이 아닌 도법자연(道法自然)의 기운(氣韻)과 유무상생(有無相生)의 동양적 리얼리티를 탐구하고 있다.

 

작가의 풍경화가 보여주는 화면구성의 특징은 수직적 구성보다는 수평적 구도가 많으며 횡단의 감성과 연관된 유목 주의적 사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평선을 은유적 코드로 강조하는 작품들이며 넓은 하늘과 낮은 지평 너머의 보이지 않는 세계가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 인간과 자연의 상호침투에 의한 순환과 화해를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작가의 자연미는 인간성의 반영으로 충분히 일원론적 미학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동양적 정체성으로 평가된다. 자연지배와 인간중심적 자아의 서구미술과 바탕이 다른 감성의 양식이다.

 

곧 허(虛)의 미학이며 여백의 기운을 구현하고 있다. 우주를 감추고 있는 하늘은 영혼의 호흡을 자유롭게 허용하는 무한상상의 공간이기 때문에 회화공간의 스케일과 깊은 공간의 표현이 가능한 특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작가의 풍경에서 하늘의 이미지는 화면의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광활하고 나지막한 대지의 표정도 작가에게는 유목적 진리탐구의 공간이며, 여백의 향기며, 만남의 공간이며, 머무름의 공간이다. 몽상의 구름과 먼 땅의 기다림 같은 수목들 뒤로, 겹쳐 보이는 산과 지평 너머의 세계로 까지 흐르는 대기의 기운도, 맛깔스러운 포근함으로 묘사되고 있다.

 

 

untitled_91.0x60.6cm_oil on canvas_2017

 

 

우리가 동의하기만 하면 무한대의 창공(우주)과 접하는 지평선을 향해 여행을 떠나듯, 엄숙한 삶의 풍경무대에서 소통하려는 그윽한 색채의 울림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 이름 없는 시간 속으로의 여행을 꿈꾸며 마음의 국경에서 우리의 외로움을 초대하는 작가의 풍경들은 우수에 찬 미소의 온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영원한 젊음의 대지에 서서 쏟아져 내리는 빛과, 우리의 지평선과 그 너머의 세계를 위하여 함께 도취하는 행복을 그리고 있다. 예술 본연의 가치와 존재의미가 삶의 행복이라면 지락(至樂)과 소요유(逍遙遊)가 노·장 철학의 주요개념이듯이 자연의 질서에 인간의 질서를 대입시켜서 삶의 존재형식을 즐기려는 전통사상과 같은 문맥에서 작가의 작품들도 자연으로부터 인간에게 되돌려지는 경이로운 질서와 조화의 메아리를 찬미해야 할 것이다. 현대미술의 양식적 고갈과 예술의 엔드게임으로부터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회화의 탈주가 시작되는 지평에서 작가의 무위적 신사실주의는 새로운 경계선을 넘어서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동시대 미술의 가치창출과 진정성을 위한 아침노을이 비친다. 인위적 감정의 형식을 자연에 덧붙임 없이 자아도취적 분열증을 넘어서는 표현형식이, 탈구축과 해제에 의한 개념의 인플레이션 이후 조형예술의 미래서사로서 역설의 미학이 될 수 있으며 작가적 손의 부활로, 작가의 작품들은 자연과 인간의 일원론적 통섭의 개념을 실현하고 있다.

 

아마도 ‘고도를 기다리며’ 황량한 길가에 서 있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떠난 자리에서 작가가 맞이하는 새벽의 지평이 아닐까? 언어의 붕괴와 언어의 무력함을 부조리 연극으로 표현한 샤무엘 베케트처럼. 작가의 작품에는 제목이 없다. 자기 자신의 자화상으로서 풍경이기 때문이다. 거기 그냥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이 타자가 아니고 주체라면 영원한 현재로서의 오래된 미래의 서사적 풍경들을 통해서 유목적 진리탐구의 가로지르기가 요구되며. 그 지평 너머의 세계로 탈주하고 있는 작가의 풍경 속으로 우리함께 새로운 감동과 갈망의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다.

2017.10.23

김 문 기 ( 화가.  시인, 미술비평)

 

 

untitled_91.0x65.2cm_oil on canvas_2017

 

 

나는 누구나 한번쯤 보았을법한 풍경을 통해 경이로움, 환희, 적막, 고독함등 감정의 묘한 변화를 나타내고자한다. 나의 그림속에서 나타나는 풍경은 자연의 얼굴이자 감정이며, 풍경에서 나타는 빛과 그에 반응하는 다양한 색을 통해 무수히 많은 감정을 안겨주고있다. 또한 기억과 감정의 흔적들을 기록하고자 나에게서 풍경은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시대와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기억을 반영하는 결과물이다. 생성과 소멸의 순환적 진리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에 따르려하는 의식에서 안식을 찾으려고하는 심리적 단면을 나타내고자 한다.

노현우 작가노트

 

 

 

 

 

 
 

노현우

 

2010 국립 러시아 미술 아카데미 (레핀아카데미) 학부졸업 | 2013 겸제진경미술대전 특선 | 2014 겸제진경미술대전 입선 | 2014 단원미술대전 특선 | 2014 2인전 가나인사아트센터 | 2016 살아있는그림전 예울마루 | 2017 명동국제아트페어 MIAF 2017

 

이메일 | tager3514@naver.com

 

 
 

vol.20171122-노현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