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신 展

Lee, young shin

 

꿈꾸는 女人 - 꿈을 부르다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50X91cm_Acrylic on Canvas_2013

 

 

 

2013. 12. 19(목) ▶ 2013. 12. 29(일)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114길5 | T.02-540-5695

 

www.evegallery.co.kr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91X116.7cm_Acrylic on Canvas_2013

 

 

전시장안에 복스럽게 생긴 여인들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들이 전시 되어 있다.

12월 이브갤러리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따뜻한 격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영신 개인전을 전시 중이다.

 

꿈꾸는 여인이란 주제로 전시 되는 이번 전시는 전작에서도 꾸준히 이영신에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과장되고 유머러스 한 여인들의 모습과 꿈을 꾸는 듯한 이영신의 색채들은 이번 2013년도 근작에서는 한층 더 완성되고 독특한 색감으로 작품을 탄생시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꿈을 잃고 살아 가는 여인들의 건조한 삶을 작품을 통해 “모두가 각자는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또 한 해의 마지막을 마무리 하면서 소망에 따라 살아가자 라는 마음이 들게 해주는 작품들을 만나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작가의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려 주며 위로해 주었던 것처럼 때론 지치고 힘든 세상을 향해서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분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말처럼 바쁘게 달려온 2013년의 마지막을 위로해줄수 있는 전시가 될것입니다.

이브갤러리 양민지 큐레이터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91X116.7cm_Acrylic on Canvas_2013

 

 

이영신의 ‘꿈꾸는 여인’

 

서성록(미술평론가,안동대 미술학과 교수)

이영신의 그림에는 화관을 쓴 여인들이 상수(常數)로 등장한다. 머리는 행복을 상징하는 예쁜 꽃으로 곱게 단장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는 잔치집처럼 떠들썩하다. 두 손을 가슴에 얹거나 귀를 틀어막고 열창하는 모습에서 흥겨운 한때를 보내는 여인을 떠올리게 한다. 얼굴에는 중년티가 묻어나지만 그들의 해맑은 표정에는 고사리만한 손에 빨간 봉숭아물을 들이고 책갈피에 은행잎을 끼우며 낭만을 즐겼던, 꿈 많았던 소녀시절을 엿볼 수 있다.

그의 노래하는 여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6년도 2회 개인전때부터 그 낌새를 엿볼 수 있는데 그 무렵에는 남녀가 입맞춤을 하는 등 행복한 여인이 모습을 그렸다가 이듬해인 2007년 “오페라 하우스를 가다”란 주제로 가진 전시에서는 본격적으로 여인(들)이 독창을 하거나 합창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힘껏 내지르는 모습인데 즐겁고 환한 표정에서 절로 그들의 행복감이 전해질 것만같다. 2010년의 개인전도 같은 양상을 띠었다. 그때 전시에선 복스럽게 생긴 여인들이 화관을 쓰거나 머리를 말아올린 채 합창에 열중이다. 꿈과 열정을 담아 노래하는 여인들이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이번 개인전의 레퍼토리 역시 노래하는 여인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종래의 인물 중심에서 탈피해 머리에 치장을 화려하게 하고 색동 무늬와 같은 추상적 패턴을 기용하는 등 조형문제에 좀더 주의를 기울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체로 노래하는 여인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이영신은 왜 이처럼 노래하는 여인에 주목하는 걸까? 그의 초기작품에 나타난 여인들은 건조한 삶과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을 표출했다면 제3회전부터는 자신의 꿈을 키우고 간직하며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살아가는 여인을 표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에 따르면, “TV 드라마에서처럼 누구는 주인공이고 누구는 엑스트라가 될 수 없다. 모두가 각자 인생의 주인공들로서 인간의 관계성에 따라 서로의 고유 색깔이 정해질 뿐이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의 실재와는 상관없이 어떤 지위에 있느냐, 얼마나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 대부분은 그렇게 판단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작가는 그것이 잘못된 인식임을 확언하고 있다.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31.8X41cm_Acrylic on Canvas_2013

 

 

그의 그림에서는 누구나 다 평등하다. 모두가 주인공이며 역할은 노래부르는 일이다. 두 눈을 부릅뜬 여인, 목청껏 노래하는 여인, 눈꼬리를 치켜올리거나 예쁘게 보이려고 입모양을 억지로 오므린 사람 등 익살과 유머감각이 넘친다. 어떤 비극조차도 그림에 있어선 희극으로 바꿀 수 있는 여유와 풍부함을 선사한다.

폴 투리니에(Paul Tourier)는 '꿈꾸는 어른'이란 책에서 인간의 불행은 현대사회의 인간성 상실에서 원인을 찾았다. 모든 사람이 ‘기술적인 시각’으로만 문제를 보는 바람에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논지이다. 가령 성에 대한 지침서를 읽을 경우 어떻게 사랑을 나눌 것인가 하는 것은 없고 기술적인 묘사만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고 토로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기술적인 요령’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맡기는 하나의 약속임을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은 필요하지만 그것은 사물의 한 단면이며, 그 일면조차도 비인간적인 단면임을 직시하라고 요구한다.

이영신의 그림을 보면 현실의 어떤 중압감도 이겨나갈 힘이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추측하게 된다. 노래를 부르는 일이 즐거서워 일까? 노래하는 일은 표피적인 현상일뿐 본질은 아니다. 더 깊은 실재와 더 넓은 배경이 있을 것이다. 루벰 알레스(Rubem Alves)는 “소망은 미래를 향한 음악이며, 믿음은 그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필자가 보기에 여인들은 소망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며 믿음의 여인들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영혼이 없는 세계는 권태를 내뿜고 권태는 사람들을 고뇌로 이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91X116.7cm_Acrylic on Canvas_2013

 

 

소망을 따라 사는 사람들은 반대로 내적인 충만함을 지닌 사람들이다. 그것은 자신의 개인적 통찰과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앎이며 평범한 교육과정을 통해서는 전달될 수 없는 것이다. 그림에선 내적 충만은 리드미컬한 붓놀림과 화려한 칼라로 나타난다. 주인공의 상태를 나타내는 머리는 짧은 터치로 점철되어 있다. 색깔도 온갖 화사한 색상이 다 동원된다. 머리카락을 나타냈다고 보기에는 그 표현이 실재와 거리감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표현은 주인공의 즐거운 마음상태를 전달하려는 기호쯤으로 이해된다. 그것은 튼튼한 삶의 구조에 합류되었을 때나 가능한 만족감이 아닐까. 작가는 무엇을 바라보는가가 무엇을 쟁취하였는가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 은연중 강조하고 있다.

어찌 영혼보다 물질이 중요하겠는가. 욕망을 위한 경쟁속에서 우리는 삶의 중요한 부분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계속 앞으로만 달음질치는 경향이 있다. 생각으로는 이 사실에 동의하면서도 행동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투리니에의 말이 아니더라도 생각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행동과 생각이 서로 발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마치 보행자의 두 다리처럼 행동과 생각이 같이 앞으로 움직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노래부르는 여인들이야말로 생각과 행동이 같이 가는 사람들이며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장본인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사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신나게 꿈을 ‘부르고’ 있는 중이다. <꿈꾸는 여인>이란 타이틀을 붙인 것도 따지고 보면 꿈과 소망을 동경하며 그것의 리듬에 맞추어 살고 있는 것을 형용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물질에 집착하지도, 경쟁에 동요하지도 않기에 그들은 행복할 수가 있다. 웃음은 얼마나 인생의 소중한 활력소인가. 그들은 아예 함박웃음을 달고 산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소망의 아리아이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위로와 희망을 갖게 한다. 이영신이 원하는 것이 이것뿐일까? 아니다. 나는 이것보다 더 큰 것을 작가가 원한다고 본다. 누구나 그림의 주인공처럼 인생의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다. 노래부르는 여인들이 찬란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122X244cm_Acrylic on Canvas_2013

 

 

꿈꾸는 女人 - 꿈을 부르다

 

인생이라는 함께 가는 길 위에서

내 인생의 힘듬과 지침을 고백할 때

누군가 내 등을 두드려 주며 위로해 주었던 것처럼

때론 지치고 힘든 세상을 향해서

“당신은 정말 아름다운 분입니다”라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제 그림을 보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되기를 꿈꾸는

그런 꿈을 부릅니다.

(이영신 작가 노트)

 

 

꿈꾸는 여인-꿈을 부르다_130.3X162cm_Acrylic on Canvas_2013

 

 
 

 

 
 

vol.20131219-이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