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식 展

 

이중주의 하모니

 

 

 

 

2013. 6. 8(토) ▶ 2013. 6. 25(화)

 서울 강남구 삼성동 91-25 이브자리 코디센 5층 | T.02-540-5695

 

www.evegallery.co.kr

 

 

 

 

이중적인 화면구조와 다양한 이미지들로 작품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김중식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김중식의 작가의 작품 주제인 ‘이중주의 하모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전통과 신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해 그려지는 것과 보여지는 것 사이의 간극을 작품 안에 표현 합니다. 관람자는 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고 전통의 유물이나 신화 속 인물 들과 조우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시공합일-이상향'이란 주제로 평면 캔버스에 한지를 붙이고 그 위에 수 많은 조각상을 결합한 후 채색하는 작품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특징은 작은 오브제들의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나열로 환영적 잔상을 읽어 내고 차용으로 재생산된 이미지들의 몽환적인 세계로 인도 합니다.

 

전시장에는 친근한 이미지들로 가득합니다. 한국성과 동양의 아이텐티티가 사공간의 경계를 넘어 서양과 함께 소통하는 새로운 세계를 보실 수 있습니다.

또 더 나아가 삶과 예술이 하나되는 이상향의 파라다이스를 이브갤러리에서 느껴 보시기바랍니다.

 

이브갤러리 관장   제정자

 

 

 

 

그려진 것과 보여지는 것, 그 실상과 허상의 간극

 

 

김상철(월간 미술세계 주간)

  문화의 발전은 새로운 것의 파격적인 발견과 창조에 의해 이루어지기 보다는 기존의 내용들을 심화, 증식시키는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변화의 양태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문명의 축적이란 바로 이러한 변화의 내용들을 기록하는 것이며, 이는 또 다른 변화를 담보하는 동력으로 작용하곤 한다. 축적된 문명 속에서 여하히 새로운 변화의 단서를 발견하고 심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은 전적으로 그것이 속한 시대와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결국 문화의 발전이란 기성의 축적된 내용들에 대한 재발견, 재해석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이를 촉발하고 견인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 속한 시대적 상황에서 비롯된 새로운 가치라 할 것이다. 이러한 재발견과 재해석은 종종 우연을 통해 이루어 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개인의 필요에 의해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이루어지는 필연적인 것인 셈이다.  

 

  작가 김중식의 작업은 익히 익숙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그것은 작가의 의도나 잠재된 의미의 파악에 앞서 기성의 이미지들로 다가오는 것으로, 이미 익숙하고 친근한 것이기에 다분히 팝(pop)적인 요소와 느낌이 강하게 전해진다. 물론 이러한 이미지들이 지니고 있게 마련인 상투성의 함정을 경계한다 하더라도 그의 화면에 나타나고 있는 도상들은 이를 너무도 쉽게 무력화 시키면서 보는 이의 시선을 자극한다. 그것은 은근하고 조심스러운 과정을 통해 포착되는 은밀한 감성이 아니라 오히려 도발적인 것에 가까운 것이다. 이미 익숙한 고전회화에서의 이미지 차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중적인 인물들의 사실적이고 섬세한 묘사에 이르러서는 그 자극은 더욱 구체화된다. 형태와 표현에 대한 일정한 자신감과 숙달된 기능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인물의 형상들은 그 자체가 이미 분명한 ‘기성의 읽힘’을 지니고 이는 텍스트이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일반적이고 일견 상투적이기까지 한 대중적인 이미지들을 통해 보는 이의 상식과 보편성을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또 다른 종류의 긴장감을 유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화면에서 느끼게 되는 긴장감은 그 이미지들이 사실에 육박하는 정교한 것일 뿐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기에, 그 자체의 나열에 오히려 의표를 찔린 당황스러움 같은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지는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작용하며 시선을 자극하는 조형적 장치는 그 긴장감을 배가시키고 있다. 작고 정연한 질서를 지닌 무수히 많은 점들은 화면 전반을 뒤덮고 있다. 이는 그것이 지니고 있게 마련인 조형적 목적 이전에 강한 시각적 인상을 통해 작가의 작업을 규정짓게 하는 특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들은 기성의 이미지들에 작용하여 또 다른 이미지들을 생산하기도 하고, 그 자체의 조합을 통해 전혀 다른 시각적 충동을 전해 주기도 한다. 이에 이르면 작가의 작업에 나타나는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번안되어 해석되어 읽혀지게 마련이다. 이렇게 읽혀지는 새로운 내용이 바로 작가가 작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귀결점일 될 것이며, 작가의 조형의지가 발현되는 구체적인 내용이 될 것이다.

 

 

 

 

  이중의 화면 구조는 다양한 요소들의 충돌과 조화를 통해 다양한 메시지들을 전해주고 있다. 작가는 그려진 것과 보여지는 것의 이중적인 화면을 통해 보는 이의 시각과 감성을 자극한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표현되어진 기성의 이미지들은 이에 더해지는 또 다른 이미지들에 의해 전혀 다른 시각적 효과를 창출해 내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분명하고 구체적인 이미지와 무수한 점들을 통해 이루어진 또 하나의 이미지가 중첩되어 융합하며 이루어내는 복합적인 것이다. 기계적인 정연한 질서를 지니고 있는 점들은 그저 바탕의 이미지들을 교란하고 혼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무수한 조형인자들을 내재한 것들이다. 종연한 듯 한 기계적인 질서는 수공에 의한 수많은 표현의 과정을 거쳐 축적된 조변화의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구축되어진 형상들은 그저 형태를 통해 시각에 의탁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이의 상상과 해석을 통해 읽혀지는 또 다른 시각적 감성으로,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것이다. 작가는 바로 그려진 것과 느껴지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간극 사이에 절묘한 조형적 장치를 설정함으로써 전적으로 객관적인 사물들을 주관적인 해석의 대상으로 변환시키고 있는 것이다. 묘사되고 표현되어진 부분은 분명 실상의 역할을 담당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중첩을 통해 이루어지는 허상의 구조인 것이다. 작가의 허상은 구체적이고 설명적인 것이 아니라 보는 이의 상상력과 감성에 작용하는 비정형의 것이다.

 

 

 

 

  작가가 차용한 기성의 익숙한 이미지들은 분명 객관의 형식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중첩을 통한 조형적 표현은 그것이 지니고 있던 객관의 성질을 주관적인 것으로 변환시킨다. 전혀 다른 시공의 이질적인 요소들의 충돌과 융합은 그저 보이는 것의 나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읽힘의 텍스트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에 이르면 기성의 객관적인 이미지들은 본연의 상투성과 보편성을 상실하게 마련이며, 새롭게 존재하는 것은 보는 이의 감성과 상상력에 의한 주관적인 해석일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대비와 충돌, 그리고 융합과 조화의 방식을 통해 다양한 내용들을 펼쳐 보이고 있다. 고전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 서구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등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은 실로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러한 대비와 충돌을 통해 이루어지는 시각적 자극은 때로는 기발하기도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유쾌하기 까지 하다. 그리고 그것이 그저 시각적 충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성을 통해 해석되고 번안됨으로써 대단히 풍부한 제 3의 이미지들은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비록 극히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이미지의 차용에서 출발한 작가의 작업이지만, 그것은 결국 주관적인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작가는 보이는 것들의 묘사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드러내고, 다분히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을 통해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개성을 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형방식은 분명 재치 있는 영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영감을 구체화하고 조형화하여 보는 이의 시각에 의도한 바의 내용들을 온전히 전달하여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기능적 장치가 필연적으로 요구되게 마련이다. 작가는 대상에 대한 빼어난 묘사력과 표현을 통해 객관의 조건을 대단히 높은 단계로 끌어 올림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더불어 이에 더해지는 중첩된 이미지를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구축함으로써 깊이를 더하고 있다. 물론 이와 유사한 작업의 경우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작가의 작업은 외형적인 유사성을 제외한다면 그 기법과 효과 면에서 긍정될만한 참신성과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작가의 작업은 일종의 해석과 번안에 의한 것이다. 그것은 비록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것들에서 출발하였지만 주관적이고 독특한 개성으로 귀결되고 있으며, 다분히 고전적인 것에서 비롯되었지만 자신이 속한 시공을 반영하는 현대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만약 이에 더하여 기성의 이미지들을 보다 주관적으로 해석하고 변환시켜 구체적인 조형의 틀로 수렴해 낼 수 있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주목할 만 한 건강한 작가의 발견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 여겨진다.

 

 

 

 

 
 

 

 
 

vol.20130608-김중식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