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명 展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은 아무것도아니다_가변설치_혼합재료_2011

 

 

갤러리 스케이프

 

2011. 8. 26 (금) ▶ 2011. 10. 2 (일)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72-1 | T. 02-747-4675

 

www.skape.co.kr

 

 

그것은 아무것도아니다_가변설치_혼합재료_2011.2

 

 

본 전시는 동시대 조각의 영역을 내러티브와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통해, 연극적 무대로 확장시켰던 천성명의 3년만의 개인전이다. 회화, 사진, 문학, 설치, 연극 등의 여러 영역을 조각적으로 풀어냈던 그는, 이번 개인전에서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들을 펼쳐내 보인다. 전시장에는 거대한 남자 조각이 바닥에 조각난 채로 쓰러져 있다. 이 파편적인 몸의 주인공은 그가 그간 조각의 모델로 등장시켰던 자기 자신이다. 가슴엔 훈장을 달고, 옷은 반쯤 벗겨진 채, 시선을 허공에 두고 있는 인물은 동상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쓰러진 동상을 뒤로 하여 전시장의 구석에 여자 인물이 줄을 잡고 있다. 어떠한 표상, 상징이 시간이 지나면서 방치돼 버리는 가운데, 이러한 상징성을 너머서는 또 다른 중심축에 대한 이야기이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현시대의 문화 속에서 예술의 위상은 무엇인지, 타 장르와 조각 사이에서의 개별적 예술 장르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작가가 고민하는 조각의 본질적 의미와 정체성은 전시된 작품과 구성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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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계절적 변화 이외에 인간적인 어떤 변화도 궁색한 시골마을 끝자락

10년 전 어느 밤 사내는 이곳으로 왔다.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를 몰랐고 노인들이 대부분인 이웃은

세상천지에 사정없는 사람이 있겠냐며

지나는 바람처럼 그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사내는 이곳에서 한동안 아무것도 그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조용히 지냈다.

하지만 그의 존재가 드러난 것은 그가 출처를 알 수 없는

무엇인가를 수집하는 과정에서였다.

 

그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정확히 어떤 것인지도 모르지만

점차 양이 늘어나면서 사내의 집 마당에는 하나의 덩어리가 생겨났고

몇 달이 지나면 그것은 이어져 성곽처럼 변해간다.

사내는 일정한 높이와 폭을 유지하며 그것들을 연결해 갔고

나중엔 정말 반듯하게 각이 세워졌다.

 

차 한 대가 지날 수 있는 작은 길을 따라

나는 포클레인이 퍼내는 흙먼지 속을 지나고 있다.

언제까지 지속될 것만 같던 이 마을의 거대한 한적함이란

신문에 인쇄된 신도시 발표라는 그 작은 검정 잉크 몇 줄에

어이없이 무너져 간다.

 

사내의 등 뒤로 아직 무계획한 덩어리들이 올무를 감싸 안고

먼지 속에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처음 그가 어디서 왔는지 몰랐던 것처럼

지금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한다.

그리고 나의 관심은 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오랜 시간 지독히 모아온 그 의문의 덩어리에 있다.

 

이상한 것은 그가 몇 년 동안 그것들을 수집하는 것은 봤지만

그것을 들춰내거나 사용하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11년  8월  천 성 명

 

 

그것은 아무것도아니다_가변설치_혼합재료_2011.4

 

 

그것은아무것도아니다_열병_200x90x90cm_혼합재료_2011

 

 

 

 

■ 천성명

 

1990  부산예술고등학교 졸업 | 1999  수원대학교 조소과 졸업 | 2001  수원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 2011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 2008 그림자를 삼키다, 갤러리 터치아트, 헤이리 아트밸리, 파주 | 2007 그림자를 삼키다,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서울 | 2005 달빛 아래 서성이다, 갤러리 상, 서울 | 2003 거울 속에 숨다, 스페이스 몸, 청주 | 2002 길을 묻다, 금호미술관, 서울 | 2001 잠들다, 갤러리 창, 서울 | 2000 광대, 별을 따다, 갤러리 보다, 서울

 

단체전  | 2011 달려라, 토끼, 롯데갤러리, 서울 | Virtual Mapping on the Body,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서울 | Art Amsterdam 2011,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 2010 Inside & Outside-김정욱,천성명 2인전, Unseal Contemporary, 도쿄, 일본 | 젊은 모색三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Stage Reality, 살롱 드 H, 서울 | Art Amsterdam 2010,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 2009 SACA-Soul of Asian Contemporary Art, 학고재, 서울 | Touchart Book Artist'展, 갤러리 터치아트, 헤이리 아트벨리, 파주 | 제주도립미술관 개관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 몸의 언어, 갤러리 터치아트, 헤이리 아트벨리, 파주 | Sun contemporary 0809,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서울 | 2008 The Soul of Korea Contemporary Art 展, 인사아트센터, 서울 | 갤러리 상 재개관 展, 갤러리 상, 서울 | Korea Now: Emerging Korean Art, 소더비 텔아비브, 텔아비브, 이스라엘 | 자아 이미지: 거울 시선,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서울 | 창원 아시아 미술제, 성산아트홀, 창원 | Micro-Narratives, 생테띠엔느 현대미술관, 파리, 프랑스 | Incontri n. 1, 웅게리아 아카데미, 팔라쪼 팔코니에리, 로마, 이탈리아 | 일탈의 기술, 인터알리아, 서울 | 2007 나의 아름다운 하루, 로댕갤러리, 서울 | Micro-Narratives, October Salon, 티토미술관, 벨그라드 | 베스트 오브 베스트 20, 인사아트센터, 서울 | Food Scape, Art & Gastronomy, 시네마 티아트로 트렌토, 파르마, 이탈리아 | CIGE 2007, 중국 세계무역센터, 베이징, 중국 | ARCO 2007, 스페인 아퀘리아 전시장, 마드리드, 스페인 | Art Rotterdam 2007, 로테르담 크루즈터미널, 로테르담, 네덜란드 | 2006 Brush HourⅡ,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서울 | Brush HourⅡ, 이음갤러리, 베이징, 중국 | 부산비엔날레,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수상  | 2007 벨그라드 Micro-Narratives 3등상 | 김세중 청년조각상 수상 | 2001 청년작가 야외조각전 장려상 | 2000 동아미술제 대상 | 한국미술대전 우수상 | 1999 단원미술제 우수상 | 1998 경기미술대전 우수상

 

작품 소장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 몬트리올 현대 미술관, 몬트리올, 캐나다 | 일민 미술관, 서울 | 고은 미술관, 부산

 

 

 

vol.20110826-천성명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