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은 개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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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lsea west gallery

March one man show

 

2011. 3. 1(화) ▶ 2011. 3. 22(화)

opening reception 2011. 3. 4(금) | Mail : Info@Chelseawestgallery.com

511 west 25th st #203 New York NY 10001 | T.212-242-4251

 

Jung Eun Ha studio                                                                            

525 west 26th st #1005 New York NY 10001 | Mail : Jungeunha2003@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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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울림이 있는 시적(詩的) 추상

 

박옥생(한원미술관 큐레이터, 미술평론)

1. 색면 추상, 그 무아경(無我境)의 색의 변주

화가의 색과 선은 세계를 보여주기 위한 도구이다. 화가가 사유하고 경험한 세계의 모습들은 하나하나의 맛과 향기를 담고 음미되어 자신만의 형과 색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로써 드러나는 세계는 화가에게 무한한 정신적 세계의 문을 열고 우주와 자연을 교감하는 통로가 된다. 작가 하정은 또한 추상을 통해 정신적 사유를 구체화 한다. 그의 그림은 섬세한 자연의 숨소리, 삶의 그윽한 고독과 행복 그 안에 펼쳐지는 균형 잡힌 휴식과 안락을 가시화한다. 그것은 따뜻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서정적이다. 마치 삶과 죽음의 굴곡들이 궤적을 긋듯 흐르기도 하며, 기도의 음성이 울려 퍼지듯 장엄하다.

하정은은 판화, 조각, 설치, 회화 등 영역을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추상작업을 주로 하는 그의 작품들은 경쾌한 선의 운용이나 깊고 명료한 색의 변주가 주목된다. 판화에서 보여주는 색색의 조합된 빠른 필(筆)의 움직임은 영감으로 가득한데, 마치 천지창조의 힘찬 에너지의 순환과 인류의 기원, 원시성을 묻는 듯하다. 하정은의 추상작업에서 색채는 겹겹이 쌓아지고 반복되며, 색의 배합 속에서 존재하는 색은 명징하고 구성은 자유롭다. 꿈을 꾸듯 안락한 세계로 끌고 가는 작가의 화면은 검고 깊은 규정할 수 없는 밤의 세계, 깊고 낮은 침잠하는 맑은 호수의 세계와 닮아 있다. 그의 화면에서 문학과 음악과 미술이 풍부하게 버무려진 높은 수준의 빛나는 감성이 간취되고 있다. 작가는 인간 내면에서 피어나는 사유의 수많은 스펙트럼을 더듬어 가며 비극에서 황홀, 슬픔에서 기쁨까지의 나타났다 사라지는 변화무쌍한 세계의 모습들을 포착해 낸다. 이는 작가가 마치 세계를 온 몸으로 명상하는 구도자의 모습처럼 정신적 사유의 과정 속에서 색은 명상적인 느낌, 고요한 깊은 느낌으로 잉태된다. 그것은 검은 바탕으로 찬란하게 소용돌이치기도 하고, 맑고 고운 빛으로 치장하기도 한다. 그가 바탕에 사용한 모래나 거즈의 마티에르는 시선을 멈추거나 지나치거나, 떠돌아다니는 기억의 편린들이나 모호한 우주의 신비를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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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표현주의는 신화의 표현적인 힘, 숭고, 절대적 정신의 영역과 같은 범우주적인 내용으로서의 회화를 추구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정은의 추상은 색과 색이 융합되어 개개의 색이 끊어진 듯 되새김질 되며, 단절된 듯 수렴되고 아득하면서도 분명하다. 사실 이는 추상표현이 가진 감성의 한가지로의 ‘수렴’이나 ‘단정’을 벗어나는 것으로, 아래에서 위로 과거에서 미래로 부정에서 긍정으로 무수히 변화해 가는, 음양(陰陽)의 변화에 순응하는 자연의 가변적인 진리를 담고 있다 하겠다. 모든 기억들이 하나로 버무려지고 다시 하나의 기억, 느낌으로 되살아나는 것이다. 이는 부정을 긍정으로 승화시키는 힘, 죽음을 삶으로 변화시키는 힘, 없음을 있음으로 바꾸는 힘과 같은 동양사고체계의 역설이 담겨 있다 하겠다.

변화의 의미들을 내포한 그 세계는 황홀한 색의 변주로 인한 행복, 기쁨과 같은 묘한 황홀경이 연출되고 있는데, 이는 완전히 작가의 정신세계가 녹아들어간 나를 잃어버린 망아(忘我)의 무아지경(無我之境)으로 함몰된 것이라 하겠다. 작가는 화면 속에서 완전한 자유를 느끼며 ‘자신의 집’과 같은 화면, 절대자유로 온전히 거주(居住)하는 색면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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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휴식으로서의 아니마 (anima)

명상의 과정과 같이 하정은의 색면들은 어떤 특별한 빛으로 아득하게 비춰오는데, 그것은 태양에서 반사된 생물학적, 물리적 빛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으로부터 번져 나오는 ‘기원’적인 빛이다. 시적인 상태의 화면은 고요한데, 이는 작가의 명상과도 같은 사유의 깊이에서 오는 깨여있는 고요라 하겠다. 이처럼 작품에는 작가의 깊고 고요하고 순수한 사유의 흔적이 드러나는데, 이를 통해 진정한 세계, 우주를 인식하는 가식을 벗어버린 순수한 내면의 세계가 열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작가의 화면이 존재의 심연한 곳에 닿아 있는 순수한 영혼의 상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화면은 마치 시인이 시를 쓰는 그 순수한 기쁨으로 가득한 영혼의 상태인 것이다.

이와 같은 하정은의 색면 추상에서 융(Carl Gustav Jung)이 말하는 순수한 아니마(anima)를 발견하는 것은 우연은 아닌 듯하다. 융은 여성성의 아니마를 아주 단순하게 삶의 원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존재가 잘 조화되어 안정되고 통합된, 고요한 삶의 원형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상학자들에 의하여 융의 아니마(anima, 여성성)는 몽상, 아니무스(animus, 남성성)는 꿈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인간의 영혼의 진정한 휴식은 몽상을 통해 이루어지며 이러한 몽상은 자궁에서의 아기가 느끼는 것과 같은 안락으로서의 아니마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의 추상에서 드러나는 휴식과 평안은 순수, 아니마, 여성으로 대치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삶의 곳곳에 배어있는 세계에 관한 작가의 사유는 몽상=아니마의 휴식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화면이 율동하는 생의 환희로 가득하건, 계절이 변화하는 우주의 비밀을 들추고 있건, 장중한 삶과 죽음을 드러내건, 모두 아득하고 안락한 휴식으로 이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여성적인 추상이며 따뜻한 추상이며 고요하고 부드러운 추상이다.

이와 같이 작가의 추상에는 기쁨, 슬픔, 행복, 외로움, 사랑, 이별과 같은 아래에서 위로 더듬어 간 정서들이 녹아 들어가 있다. 그렇기에 그 안에서 우리는 삶의 다양한 표정들을 읽을 수 있고 그 속을 여행하는 것은 순수나 휴식과 같은 안정되고 정제된 정서와도 대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작가가 승화시킨 깊은 슬픔에서 건져 올려낸 내면의 모습일 수도, 풍부한 경험에서 포착한 섬세한 감성들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작가의 하나하나의 작품들에서 웅장하게 번져 나오는 미묘한 삶의 환희가 포착된다. 좋은 음악에는 정서를 순화시키고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듯이, 작가의 곱고 부드러운 추상에는 행복을 느끼고 휴식을 가져오는 힘이 있다. 큰 강물과도 같이 우유하게 흐르는 색의 조화와 사유의 표정들로 가득한, 분명 영감으로 채워진 색의 구성은 한 편의 영화나 소설을 읽은 듯 울렁거리는 감동을 던진다. 색면 속에 들어가 울고 웃고 쉴 수 있는, 영혼을 울리는 시적 감성! 이것이 하정은 추상의 매력이며 가치인이다.(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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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g Eun Ha

 

1995 New York university, M.A., painting | 1994 School of Visual Arts, B.F.A., sculpture

 

Exhibition | 2005 Solo painting, Creative hand Gallery, Madison, NJ | 2002 Beauty of Diversity, Seoul Arts center, Korea | 2002 Solo painting, DurkaChangPatri Gallery, San Francisco,CA | 2001 Mixed Media solo, Calvary Presbyterian Church Gallery, San Francisco, CA | 2001 Print , Hotel Nikko ,San Francisco, CA | 2000 Print, Fairmont Hotel, CA | 2000 Fort Mason Print, San Francisco, CA | 1999 Print, Fairmont Hotel, CA | 1998 Painting, Hanwon Art Museum, Seoul, Korea | 1997 Juried Mixed Media, Italian House, New York, NY | 1996 Juried Small Work, Washington SQ Park Gallery, NY | 1995 Installation, Washington SQ Park Gallery, NY | 1995 Painting, Sali Gallery, Seoul, Korea | 1994 Painting, I.U.A.V., Venice, Italy | 1994 Painting, Zeckendorf Tower, NY | 1993 Sculpture, S.V.A., New York, NY | 1992 Three Generation Window Installation, S.V.A., NY | 1991 Bronze Casting, S.V.A., NY | 1991 Painting, Zeckendorf Tower, NY | 1988 Kawai Zu Ku Art Award, Tokyo, Japan | 1973 First Award in juried Exhibition/Show Around the World, Award from World Children Art Contest

 

 
 

vol.20110301-하정은展